동시 브런치북 '말맛나는 동시 말놀이터' 소개
내가 쓰고 싶은 동시의 중심에는 아이들의 순수한 시선과 풍부한 상상력이 자리한다. 아이들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도, 동시에 세상을 뒤집을 수 있는 작은 힘을 가지고 있다. 나는 그 힘을 시 속에서 발견하고, 독자에게 전달하고 싶다. 동시는 단순한 글이 아니라, 아이들에게는 놀이이자 탐험의 도구, 어른들에게는 일상의 균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창이 될 수 있다.
아이들은 한 가지 사물을 바라보면서도 여러 세계를 동시에 상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창밖에 비치는 나뭇잎 하나를 통해 바람의 노래를 듣거나, 구름을 타고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이러한 시각은 어른들이 일상 속에서 놓치기 쉬운 작은 환상과 감정을 포착하게 한다. 내가 목표로 하는 동시는 바로 그런 가능성을 담은 작품이다. 아이들은 놀이처럼 시를 즐기면서, 자신도 모르게 감정과 상상을 확장하고, 어른들은 그 시선을 통해 현실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된다.
아이의 언어와 시적 리듬
동시는 아이의 언어로 표현되는 세계여야 한다. 천진난만하고 어수룩한 말투 속에서도, 순간순간 일상의 규칙을 뒤집는 단호함과 똑 부러짐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아이들의 시선과 언어는 직관적이며, 단순히 사물을 나열하는 대신, 의미와 감정을 압축적으로 담아낸다.
아이들이 나누는 대화나 문답 속에서, 평범한 언어는 기묘하게 변주되어 새로운 의미와 감정을 만들어낸다. 반복되는 단어나 말장난, 의성어와 의태어는 리듬을 만들고, 시의 호흡을 몸으로 느끼게 하는 장치가 된다. 나는 짧은 문장과 연, 그리고 반복과 변주를 통해 시의 리듬을 강화하고, 독자가 글을 읽는 순간 그 호흡을 몸으로 체험하게 만들고 싶다.
또한 이러한 리듬은 독자가 시 속 장면 속으로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하고, 읽는 재미와 감각적 경험을 동시에 제공한다. 단순히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소리와 이미지, 감정이 함께 울리는 경험을 창조하고자 한다.
현실과 환상의 조화
내가 쓰고 싶은 동시는 일상과 환상의 만남 속에서 만들어진다. 어린 시절 우리가 읽었던 만화책, 동화 속 인물들은 현실과 다른 법칙 속에서 살아간다. 나는 그 환상적 존재들을 현실로 끌어와, 인간 내면의 복잡한 감정을 탐구하고, 일상의 새로운 장면을 만들어내고 싶다. 초현실적 이미지나 동화적 상상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아이들의 감정과 현실 경험을 깊게 탐구하는 도구다.
어릴 적 꿈과 막연한 기대, 평범한 일상 속의 작은 사건들은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각기 다른 방식으로 감정을 환기시킨다. 그리고 그런 환상적인 분위기 안에서 웃음 속에 숨은 불안, 놀이 속의 경쟁과 좌절, 친구와 가족 사이의 미묘한 감정들, 이 모든 것을 시 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여낼 수 있어야 한다. 환상은 현실을 비추는 거울이 되며, 현실의 작은 조각들이 더욱 극적으로, 생생하게 드러나도록 돕는다.
독자와의 상호작용
마지막으로, 내가 쓰고 싶은 동시는 독자와의 상호작용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동시는 읽는 순간, 눈앞에 장면이 펼쳐지는 듯 생생해야 하고, 독자가 상상의 날개를 펼칠 수 있는 공간을 남겨둬야 한다.
아이들은 시를 읽으며 놀이하듯 상상하고, 어른들은 그 속에서 일상의 새로운 면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시 속 장면과 캐릭터는 단순한 상상물이 아니라, 독자가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투영할 수 있는 장치가 된다. 환상과 현실, 재미와 감정, 순수함과 긴장을 모두 담아낸 동시는 결국 독자가 마음속으로 뛰어놀 수 있는 장, 바로 내가 꿈꾸는 동시의 세계가 된다.
말의 소리와 언어의 리듬을 따라가며, 잠시 아이들의 상상 속으로 들어가는 경험을 담은 동시집입니다. 짧고 경쾌한 시 속에는 일상의 작은 순간과 기발한 상상, 말놀이의 즐거움이 담겨 있습니다. 작가님들이 읽는 동안 자연스럽게 미소가 번지길 바랍니다.
아이들은 언어 감각을 발견하고, 어른들은 잠시 동심을 떠올리며 즐거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소리 내어 읽으면 또 다른 재미가 찾아오기도 합니다. 시간 나실 때, 천천히 펼쳐서 읽어봐 주세요. 시 속 장면과 말의 흐름 속에서 작은 즐거움과 상상의 순간을 함께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