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막스베버 作
[저작의 의의]
베버는 자본주의 정신의 원형을 금욕적 프로테스탄티즘의 직업윤리에서 구했다. 또한 베버는 자본주의 정신과 자본주의 제도의 상관관계를 파악함에 있어서 결정론적 입장에 반대하여 이 양자의 관계는 단순한 적합(適合)관계를 가질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그는 자본주의의 담당 주체의 성격을 그들의 물질적 배경에서 찾는 '마르크스'의 견해에는 명백히 반대하였으며, 자본주의 제도 형성에 있어서 그것을 추진한 주체의 정신적 상황을 매우 중요시하였다.
베버의 이러한 견해는 서구 자본주의 성립기에 있어서 역사발전의 추진세력으로서 진보적 역할을 수행한 소생산자 층의 정신적 분위기에서 자본주의 정신의 이상형을 추출해 내고 그것을 그들의 종교와 결부시킨 데서 나온 것이다.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은 자본주의 성립기에 있어서의 산업적 중산계층 또는 독립 소생산자 층의 진보적 역할을 부각시킴으로써 상업자본의 역할을 중시해 온 경제사 분야의 깊은 오해를 해소시키는 데 기여했다.
[작가 소개]
막스베버(Max Weber)는 독일 사람으로 영어로는 웨버, 독일어로는 베버라고 불린다. 거미줄 치는 사람이란 뜻으로 막스베버의 꿈과 일치했다. 그의 꿈은 그의 이상에 따라 독일을 부강한 나라로 설계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마치 거미가 집을 짓듯 정교하게 <직업으로서의 정치>,<직업으로서의 학문>,<관료제>,<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등 책을 썼다.
그는 카리스마를 가진 학자였다. 그러나 그가 어렸을 때는 병약하고 소극적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변호사이자 판사였고 나중에는 국회의원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물질적 성공을 중요시하고 자유분방한 생활을 즐기는 쾌락주의자였으며 권위적인 사람이 되고자 했고 가족을 자신의 뜻대로 통제하려 했다. 그의 어머니 헬레네는 프로테스탄트 윤리를 가지고 있었고 감수성이 풍부하고 수줍음을 잘 타며 종교적으로 경건한 사람이었다. 그런 어머니를 아버지는 항상 통제하고 억압했었다. 그 과정을 겪으며 베버는『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집필할 동기를 키워갈 수 있었다.
1) 일반 역사(저자와 당대 독자들의 시대와 문화)
당시 독일은 자본주의의 발전과 더불어 물질에 대한 인간의 욕망과 돈에 대한 무절제한 집착은 점점 커지고 있었다. 사람들은 재물의 획득을 위해서라면 다른 경쟁자를 넘어뜨리기 위한 음모도 정당화되고 심지어는 강도나 살인까지 저지르게 되었다. 이기적인 생각과 행동은 극심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정당한 행위처럼 받아들여졌다. 물질적으로 풍요롭기는 하지만 과연 이런 삶은 행복한 것인가? 이런 물음의 해답을 베버가 이 책을 통해 하고 있는 것이다. 즉, 자본주의가 서구의 생활양식 변화를 가져왔고 이것의 정신적 뿌리로 16~17세기의 종교개혁이 일어났으며, 이 과정에서 막스베버는 금욕적인 프로테스탄트 윤리, 특히 칼뱅주의를 주장했던 것이다.
2) 특수 역사(저자의 상황과 관련되어 그 책이 쓰인 배경과 목적)
1883년 군대에 복무하기 위해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에 사는 이모부 내외와 함께 지낼 때였다 .그의 이모부는 평등이란 이념을 지닌 분이었다. 권위로 짓누르던 그의 아버지와는 달리 이모부는 지적인 동료로 대해 주었고 그때부터 막스베버는 이모부를 닮으려 했다. 그의 이모는 어머니와 같은 프로테스탄트 신자였지만 자신의 종교적 가치를 매우 적극적으로 강하게 추구했다. 이 영향으로 그는 프로테스탄트 윤리를 존경하기 시작한다. 그렇다고 그가 기독교인은 아니었다. 사회사상으로서 관심을 가지게 된 것 뿐이었다. 그는 이모의 딸과 약혼을 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막스베버는 아버지에 대해서 적개심을 갖게 된다.
1895년 어느 날 그는 프라이부르크 대학의 경제학부 교수가 되어 아버지에게서 독립할 수 있게 되었고 <국민국가와 경제정책>이라는 강연을 통해 명성을 얻게 된다. 그는 젊은 나이에 학자들 사이에서 중심인물이 되었다. 그러던 중 아버지에 대한 불만이 폭발하여 아버지는 그 충격으로 얼마 후 돌아가시게 된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충격으로 막스베버도 신경쇠약에 걸리고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된다. 1903년 그는 겨우 회복된 후 미국으로 여향을 떠난다. 미국에서 자본주의 형성에 프로테스탄트가 한 역할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고 1905년 미국여행에서 돌아온 후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집필하였다.
[각 장의 논점]
제 1부. 문제 제기
1. 신앙과 사회적 계층화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 중에 유난히 프로테스탄트 신자가 많다. 이런 현상은 자본주의가 급속히 발전하는 시기에 직업을 선택한 주민들의 종교집단에 관한 통계를 보면 알 수 있다. 이것은 직업 선택이 자유로울수록 더 두드러지는데 그 이유는 경제적 측면에서 설명할 수 없다. 역사적 상황을 살펴보면 경영자, 자본주의자, 고급노동자가 되기 위해서는 비싼 교육을 받아야 했기 때문에 돈이 많이 필요했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조상으로부터 많은 유산을 물려받아야 했다. 16세기, 경제적으로 발달한 지역과 도시 들이 프로테스탄트를 받아들였다. 프로테스탄트는 조상에게서 많은 부를 물려받아 경제적 생존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고 그 결과, 프로테스탄트들 중에 경영자, 자본가, 고급노동자가 많이 나타났다.
2. 자본주의 정신
자본주의 정신에서는 신용이 좋고, 정직한 사람을 ‘이상적인 인간’으로 여기고 있다. 또한 ‘이상적인 인간’은 자본을 증가시키는 것을 의무로 여기고 삶의 목적 자체로 삼는 인간이다. 이를 어기는 것은 의무를 망각한 행위로 여겨진다.
자본주의 정신은 경제를 추진하는 근본적인 힘이 되어 전통사회에 변화를 일으켰다. 하지만 자본주의 정신이 보급되는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적개심을 표현했다. 자본주의 정신을 소유한 혁신가들은 이러한 저항을 극복하기 위해 냉정한 자제심과 굳건한 의지 안락한 생활을 포기하고 일 자체에 집중하는 단호하고 엄격한 노동윤리 성공적인 혁신을 위한 추진력, 고객과 노동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신용을 갖추고 있어야 했다. 또한 그들의 노동에 대한 집착은 프로테스탄트 조상들의 기독교 신앙에서 생겨난 것이다. 누군가 그들을 인정하는 표시를 하면 오히려 부담스러워 하고 자신을 위해 부를 소비하지 않으며 오직 일하는 것에만 집중했다.
3. 루터의 직업 개념
성경에서는 종말론 때문에 세상의 직업노동에 큰 가치를 두지 않았다. 그런데 직업노동을 도덕적 실천 활동으로 간주한 것은 루터가 처음이었다. 그는 수도원에서의 권고수행을 무가치한 행동으로 비판하고 세상에서의 직업 활동만이 신을 기쁘게 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루터는 믿음으로 구원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루터는 자신의 신분이나 직업에 불만을 갖지 말고 숙명으로 받아들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숙명론을 뒷받침하기 위해 그는 두 가지 논리를 펼쳤다. 하나는 누구나 구원을 얻을 수 있으므로 신분과 직업에 관심을 갖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라는 논리였고 다른 하나는 신이 모든 세상을 다스린다는 섭리사상이었다. 직업은 신의 특별한 명령이므로 모든 사람은 자신의 신분과 직업에 머물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신분과 직업에서 벗어나려 노력하는 사람은 신의 뜻을 거스르는 결과가 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의 노력은 자기에게 주어진 사회적 지위에서 이탈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제 2부. 금욕적 프로테스탄트의 직업 윤리
1. 현세적 금욕주의의 종교적 토대
현세적 금욕주의의 대표적인 형태인 칼뱅주의에서 칼뱅이 관심을 가진 것은 인간이 아니라 신이었다. 신이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신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는 인간이 착한 행동을 통해 신의 마음을 움직여 구원을 받으려고 하는 태도를 신에 대한 무례하고 불경스런 것으로 비난했다. 한 번 내린 신의 결정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구원을 받은 사람이 구원을 잃어버리는 것도 저주받을 사람이 새로 구원을 받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2. 금욕주의와 자본주의 정신
청교도들은 자신들이 신에 의해 선택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직업생활의 성공으로 얻어진 물질과 돈은 구원에 대한 확신을 증가시키는 표시였다. 따라서 물질과 돈은 더 이상 죄악시되지 않았다. 청교도들은 죽으면 영원히 휴식할 수 있으므로 살아 있을 동안에는 자신의 구원을 증명하기 위해 나를 보내신 이의 일을 쉼 없이 행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신의 영광을 증대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게으름과 향락이 아니라 일하는 것이었다. 시간을 낭비하는 것은 그만큼 신의 영광을 위해 노동을 하지 않는 것이 되므로 시간은 무한히 귀한 것이었다.
[주요 개념]
프로테스탄트 윤리
막스 베버에 의하면 프로테스탄트 윤리는 사람들로 하여금 생산적이며 근면하고 물질적으로 향상하게끔 고무시켰다. 자본주의 정신에 부합되는 프로테스탄트 윤리의 요소들은 금욕주의, 현세적 가치관과 정연하고, 체계적이며, 개체주의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규제들이다. 그리고 이러한 프로테스탄트 윤리를 당시 등장한 시민 계급이 받아들여 자본의 조직적인 축적이 이루어졌다고 강조하였다.
자본주의 정신
베버가 합리적 자본주의의 기원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하는 용어이다. 베버는 서구의 합리적 자본주의의 특징적 현상으로 ‘형식적이고 자유로운 노동의 합리적인 자본주의적 조직화’와 ‘정기적 시장에 맞추어진 합리적 산업조직의 존재’ 등을 들고 있다. 그는 이러한 합리적 자본주의가 가능하기 위해 무엇보다 사람들의 생활양식이 변화되어야 한다고 보았는데, 서구에서 생활양식의 변화를 가져온 것이 바로 ‘자본주의 정신’이다. 베버는 근대적 자본주의를 낳은 것, 그리하여 합리적 자본주의를 가능케 한 것은 좀 더 근원적인 면에서 합리적 정신, 생활태도의 합리화, 그리고 합리적인 경제윤리 등, 한마디로 ‘자본주의 정신’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금욕주의
칼뱅주의 윤리관에는 근면, 검소, 성실 등 '세속적 금욕주의'를 강조하였다. 따라서 이윤을 저축하고 생산 활동에 재투자하여 부를 축적함으로써 구원받을 수 있다는 확신이 더욱 굳어졌다. 이것이 서구인의 직업의식과 자본주의 정신의 합리화 원인이 되었다.
[저작의 현대적 의의]
이 책은 자본주의의 정신적 뿌리와 작동방법을 밝히고 있다. 자본주의를 받아들인 많은 나라들은 자본주의 사회의 운영방법을 몰라 실패했었다. 한국의 자본주의를 천민자본주의라고 비판하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한국이 짧은 시간에 자본주의 사회로 변화하면서 아직 자본주의 사회를 운영할 수 있는 자본주의 정신을 확립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란 돈이 최고인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물론 자본주의는 궁극적으로 돈을 뜻하지만 단순히 돈을 최고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돈을 생산적인 방식으로 사용하는 것을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을 말한다. 막스베버는 사람에게 육체와 영혼이 있듯이 물질적인 이유만으로 자본주의가 나타난 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고 보고 자본주의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정신적인 요소가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그는 칼뱅의 교리에서 정신적인 요소를 찾아냈던 것이다. 이러한 그의 견해는 현대 자본주의의 폭력적인 성향을 통제할 때 도움 받을 수 있는 큰 가치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