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옭아맸던 건 결국 '나'
요즘 자기 발견이라는 30일짜리 챌린지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30일이 길다 생각할 수 있지만 생각보다 정말 짧은 기간입니다. 벌써 26일 차라 4일 뒤면 수료식이네요.
마흔이 넘은 워킹, 육아맘에게 자기 발견이라니 쉽게 할 수 있는 도전이 아닙니다. 생활에 치여 지금 당장 해야 하는 일만으로도 정신없을 수 있으니까요. 저를 아는 사람들은 저보고 대단하다 얘기합니다. 회사를 다니고 아이를 키우면서 드로잉, 구매대행, 코인, 주식, 애드센스, 브런치 등등 닥치는 대로 궁금한 건 전부 배우려 노력하기 때문이죠. 어떻게 계속 그렇게 할 수 있는지 궁금해합니다.
일찍 직장생활을 시작한 저는 지금까지 년수로 20년을 일해왔습니다. 그리고 항상 이직을 할 때마다 이 회사가, 저 대표가라며 제가 이직하는 이유를 밖에서 찾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글로 제 생각을 정리하고 저라는 사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나니 결국 모든 문제의 근본은 '나'이더군요.
회사를 떠나고 3개월에 가까운 시간 동안 많은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저라는 사람을 면밀히 관찰하고 생각해보니 그런 생각은 확신이 되었습니다. 저는 오랜 시간을 일해 오면서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있던 그곳에서 그 업무환경에서 필요한 것이 있다면 새로운 것도 자비로 배워가며 스킬을 습득했죠. 누가 억지로 시킨 적은 없습니다. 일을 잘 해내고 싶고 좋은 매출을 가져오기 위해 제가 고민하고 생각해서 했던 것들이었습니다. 그것은 회사에서 좋은 성과를 가져왔고 그대로 다음 회사로 이직할 때 이력서에 추가되었습니다. 그래서 연차가 쌓일수록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쌓여갔고 그걸 본 대표들은 '아, 이 사람이라면 이런저런 일을 다 시킬 수 있겠군.' '내가 생각한 이상의 일을 할 수 있겠어.'라고 생각한 것이죠.
저는 늘 '왜 나는 내 연봉에 비해 회사가 많은 것들을 요구할까?' 내지는 '왜 나는 이만큼이나 하고 이것밖에 받지 못할까?'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결국은 내 연봉의 맥시멈은 정해져 있을 수밖에 없었고, 여러 가지를 바라게 했던 건 저 자신이였다느걸 깨닫게 됐습니다.
그리고 내가 조금만 더 일찍 이런 것들을 깨달았다면 어땠을까? 조금 더 나은 삶을 살고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지금 걷고 있는 그 길의 끝이 저긴데, 과연 내가 원하는 삶인지 좀 더 일찍 진지하게 생각해봤다면 어땠을지 말이죠. 하지만 아무도 저에게 그런 이야길 해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스스로도 생각지 못했고요.
퇴사를 하고 저를 돌아보니 많은 것들이 보였습니다. 저는 항상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도 좋아합니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손으로 만드는 것도 좋아하며,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걸 무엇보다 좋아합니다. 급하게 뭘 하는 것보다 가만히 앉아 집중해서 하는 무언가를 더 좋아합니다. 돈이라는 하나를 빼고 보니 제가 왜 직장생활을 힘들어했는지 너무나 명확히 보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모든 것들은 돈을 한 번에 많이 벌 수 있게 해주는 것들이 아닙니다. 그런 제가 회사에서도 어떻게든 이익을 내야 한다는 책임감을 어깨에 짊어지고 매일매일의 매출에 신경 쓰며 치열하게 살아왔으니 당연히 힘들 수밖에요. '누구는 일도 적당히 하는 척만 하며 잘만 다니는데 나는 왜 그렇게 못하지?'라고 남과 저를 비교하며 자책했던 것도 결국 쉽게 바꿀 수 없는 저의 성격, 성향이었던 것을요.
회사를 나와서 한 발짝 떨어져 보니, 이제야 조금씩 '나'라는 사람이 보이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