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씨앗을 다시 심어보자.

전공을 뒤로하고 창업하겠다는 대학생에게 박수를 보내다.

by 오로라

얼마 전 구매대행의 소액 강의를 신청해 모임에 다녀왔습니다. 30대쯤의 젊은 미혼 여자 강사님이셨습니다. 임대형 회의실에 조촐하게 6명이 모였습니다. 버스를 잘못 내리는 바람에 딱 시간에 맞춰 들어가니 중년 여성 2분, 젊은 직장인 남성 1분, 대학생 남성 1분, 강사님 이렇게 5명이 모여있었습니다. 간단히 자기소개를 하고 강사님의 구매대행 상품등록 노하우를 듣고 질문 타임을 가졌습니다.


중년 여성 1분은 이미 국내 위탁판매로 월 700만 원 정도의 매출을 내고 있다고 했습니다. 마진이 좋진 않지만 상담을 하다 보니 대량 구매도 받게 되어 그 정도의 매출이 나고 있다고 하더군요. 또 다른 수익처를 만들고 싶어 일단 저가의 강의를 먼저 신청 봤다고 했습니다. 젊은 직장인 남성분은 기혼으로 지금 직장생활에 회의를 느끼던 차에 구매대행을 알게 됐다고 했습니다. 본 강의를 들었는데도 매출이 안 나서 다시 배우러 왔다고요. 잠깐 봤지만 엄청 꼼꼼하게 메모하고 공부하고 열심히 질문하는 스타일이셨는데 저처럼 회사에 많이 지쳐있었습니다.


잠깐 얘기를 나눴는데 직장생활이 아무리. 남보다. 열심히. 일해도. 거의 그 자리.라는 것에 서로 공감했습니다. 요즘 구매대행 시장에 투잡이 국 룰처럼 되어있는데 (직장생활을 하며 퇴근 후 구매대행사업을 하는 것) 사실상 그렇게 하기 쉽지 않다는 것을 강사님, 저, 젊은 직장인 남성분 셋만 봐도 알 수 있었습니다. 강사님도 본업이 너무 타이트해서 퇴사 후 구대 판매에 뛰어들었다고 했고, 젊은 남성분도 마찬가지로 아내와 상의 후 퇴사를 했다고 하더군요.


알찬 강의와 열정적인 질문 타임을 갖다 보니 본래 정해진 강의 시간을 오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한동안 거의 잠자코 있던 대학생 남자분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제가 지금 음악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관련 직종에 15년 이상 경력에 인지도도 있고 학원도 운영하는 대표님께 죄송하지만 지금 얼마 정도 버시냐, 이렇게 운영하면 어느 정도 남는지 물어봤어요. 얼마 정도 된다고 말씀해주셨는데 그렇게 살기 위해 그때까지 버틸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그건 제가 원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구매대행을 시작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다들 무언가에 홀린 듯,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박수를 쳤습니다. 그냥 듣자마자 손이 움직였어요. 진심으로 마음에서 우러나는 행동이었습니다. 꽃다운 젊은 시기에 빠르게 자신이 살고 싶은 삶을 판단해서 다른 길을 시도해본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아 보였습니다. 다들 그분보다 조금 먼저 살아본 사람으로서 학원 강사님의 길을 계속 걸었을 때의 미래가 어느 정도 예상이 되어서였을까요? 그의 젊음과 빠른 판단이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했지만, 정말 진심으로 잘 되었으면 하고 용기를 주는 박수이기도했던 것 같습니다.





압니다. 창업도 정말 힘듭니다. 회사일도 힘들지만 자영업은 더 힘듭니다. 하지만 20년을 남의 회사만 바라보며 열정을 받쳐 일해본 저로서는 그 시간 동안 조금만 생각을 바꿔봤으면 지금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정말 많습니다.


직장이라는 성 공략 게임에서 열심히 하면 제 캐릭터도 점점 진화되어 어느 정도의 지위와 명예와 돈을 갖게 될 줄 알았는데 퇴사를 하고 보니 결국 저도 똑같은 평민이었습니다. 제 주위에 같이 나이 들어가는 직장생활 10년 차 17년 차 지인들도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월급에 너무 적응이 됐고 그동안 자신이 원하는 것을 계속 배제해오느라 지금은 내가 무엇을 할 때 좋은지, 어떤 일을 해보고 싶은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조차 모르겠다고 얘기합니다.


자, 당신은 어떤가요?

제 지인들과 똑같은 얘길 하고 있지 않나요?

저처럼 무의식 중에 한숨을 쉬고 있지 않나요?


그렇다면 지금이 무엇인가 시작해볼 때입니다. 일단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평소에 관심을 두었던 게 무엇인지 찾아보세요. 그리고 그것에 관한 정보를 찾아보는 겁니다. 강의든 책이든 챌린지든 말이죠.


나만의 씨앗을 하나 둘 심어 보세요. 다 자라면 또 다른 인생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니까요.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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