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이 나면 가장 먼저 해열제를 삽니까?

NO. 열나기 전&후, 그 한결같음

by orosi

열이 난다.

39.7

하필 일요일이다. 남편이 첫째 아이를 부축해서 병원으로 간지 4시간 만에 A형 독감 진단을 받았다고 문자를 주었다. 구토를 시작하면 입이며 코며 분수토의 양을 가늠하기 어려운 아이다. 열이 잡힐 줄을 모르니 그날도 그다음 날도 집은 전시상태라 긴장감이 돈다. 그렇게 일주일 꼬박 조심에 조심을 더했으나,


또 열이 난다.

39.1 이번엔 둘째다.

더는 맡길 곳도 없어 해열제를 먹이고, 마스크를 씌워 유치원에 보냈다. (민폐학부모인 줄 알면서도 워킹맘의 한계에 가끔 나도 버겁다) 고모찬스도 더는 염치가 없어, 멀리 사는 시누이들에게 돌아가며 밤새 굽신대고 앓는 소릴 한다. 언니보다 셈이 빠른 둘째는 엄마 죽지 말라고 하루라도 더 짧게 아프기를 관뒀다.


무슨영양제도 아닌것을 든든하게도 구비해뒀다. 교차복용을위해 아이들이열이나기도 전에 늘 유비무환태세.



그런데... 열이 난다. 또.


이번엔 엄마. 나다ㅠ

이젠 맡길 놈이 셋이나 되니. 망했다.



급히 조퇴를 하고

타이레놀로 대충 몸을 달랜다.

병원 가기 전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집안 소독.

혹시나 나로 인해 세 놈(두 녀석+한놈)중 또 하나

아프기라도 하면 난감해질 테니.


열난 후 가장 먼저 떠올린 아이템이 바로 이거다




속독만 해두고 링거라도 맞자. 는 예의상 뱉을 뿐.

이렇게 시작된 집안일은 시간시간을 꼬박 채운다. 미루지 않았으나 밀린 듯한 양의 빨래, 일하는 엄마라 안 하고 사나~싶은 청소(억울하다만), 만약을 위한 국 끓이기 등으로 한 없이 꼬리를 문다.




아이들이 열이 나면 엄마는 밤새 죄인이 된다.

건강만 하면 될 것을 뭣이 중하다고 제 할 일 안 한다고 그리 구박하고, 밥 좀 적게 먹었다고 타박하고, 노느라 이것저것 늘어놨다고 잔소리는 한 건지.

세상 바다 같은 이해와 아량으로 사랑 깊은 엄마로 돌변해 뜨거운 이마를 금덩이 닦듯 꼼꼼이도 적신다.

아이들이 열 나기 전과 후천지차이다.


엄마라는 위치는 한결같은지라,

열이 나기 전이나 후나 매한가지다.


열나기 전 해야 할 일과

열나고 나서 해야 할 일이 다를 바 없어 웃는다.




할 일 끝~~~~~

이제 아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