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표 영어 feat. 체면 잃을 용기

영어를 가르침에 있어 기본이 될 2가지 부모재능 (1편. 체면 잃을 용기

by orosi


엄마표 영어


다섯 글자를 마주하며 개인마다 느껴지는 감정이나 경험이 다를 것이다. 내가 아이 영어를 사교육에 일임하지 않는다는 까닭에 사람들은 나를 엄마표 영어를 하는 부모로 분류한다. 내가 주체가 아니니 따져 부인하진 않겠다. 다만 나는 그들이 말하는 경계 어디쯤 해당될지조차 알 수없다. 내 관심 밖의 영역이니까.


엄마표냐 아니냐보다 때에 따라 어디에 비중을 둘지, 가이드해주는 언어자료의 성격이 어떠한지에 대한 기본 전제에 보다 관심을 둘 뿐이다.


너무 많은 경우 사회적 분위기가 우리 아이들을 인위적 영어학습 환경으로 내 몰고 있다.

이는 대개 낯선 언어에 대해 심리적 방어기제나 학습 장애를 불러일으키는 결과로 치닫는다.

개헤엄도 못 쳐 버둥대는 내가 땅 짚고 헤엄치는 격.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도 빠르고 철저하게 공부정서를 망칠 수 있을 만큼 쉽다.


언어발달 과정에 혼란이 생기는 케이스는 다수가 우리말 습득이 안정화되기 전에 과도한 외국어 학습이 병행된 경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기 영어교육으로 효과를 본 사례를 부인하려는 게 아니다.

내 아이는 물론 교실에서 나를 거쳐간 수 백명의 학생들에게서 일상적으로 엿보며 살았다. EFL 환경 학습자의 공통점에 착안한 시사점이야 뭐... 말해 뭐 하나.


(1) 우리말 문해력 (2) Foreign Language로서 영어를 익히는 속도나 학습의 질

열에 예닐곱은 (1)과 (2)가 비례함을 어렵지 않게 확인한다. 감히 말하면 상관관계이자 인과관계이기 까지 하다. 상관이 있는 것 만으로는 인과가 있다고 단정하지 못하지만. (실제 상관은 인과를 함축하지 않는다)


일찌감치 영어에 대한 공부정서가 훼손된 경우는 어떤가!

회복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단언컨대 노력에 부담이 따를 거다. 위로를 담아 '노력'이라 썼으나 '치료'가 필요하다. 자발적 학습이 아니었다면 필요한 건 회복노력이 아닌 정서치료.

맞다.



이게 좋더라 라는 말을 쉬이 하는 공간에 머물고 싶다면 한 번 나가보자. 놀이터, 카페의 풍경을 둘러보면 목표물(?) 발견은 어렵지 않다.


카페란 모름지기 홀로 머무는 편이 상책이라는 게 내 지론이다. 실상은 육아나 근무로부터 경계를 짓고 '홀로움'(홀로 외로움: 최근 읽고도 책 제목을 잊는 센스는 무엇;;>>퇴고하며 떠오른바, 황동규 시인의 자발적 홀로있음, 홀로움)과 자유를 누리기 위함이다. 다만 여기에선 카더라 통신으로 부터 벗어난 자녀교육에 대한 고민의 시간을 갖기 위함이라고 쓴다.

참 쉽다.

이게 좋데. 그럴 땐 이거 해봐. 난 그건 아니라고 봐. 대단하다. 우리 애는.

이밖에도 남에게 내뱉기 좋은 감언은 수 없다. 남이니까 가볍고 남이기에 간단하다.


자격불문 누구나 써 볼 수 있는

"만국공통어" =상대의 상황이나 아이에 대한 진단 없이도 참으로 진지한 조언! 이 그렇다.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라는 몹쓸 책이 떠오르는 건 보통의 옆집엄마들이야 말로 '조언이 제일 쉬웠'을 테니까.

이 글은 까놓고 보면 영어교육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내 철학에 대한 기본 전제를 깔고 스스로 흔들림 없이 나아가기 위함이다. 그러니 제발 이 글 또한 저들과 같은 조언으로 여겨주지는 말라. 나는 재력도 지력도 보잘것없다. 신천지 교도들에게 어필하듯 청도 시골마을에 컨테이너 하나 가져다 둘 힘도 없으니 굳이 신앙 삼아 지지 않길 바란다.

본인 아이에게 맞지 않는다면 간단하다. '개소리군!' 이 정도 평가 또한 상대의 선택이다. (내가 선택하거나 조절할 수 없는 말에 쉬이 상처받지 않는 멘탈이니 염려 마세요^^ 댓글도 환영합니다. 그 또한 당신 선택, 당신 삶인 데다가 동조하고 말고는 제 몫이니 부담 없이 소통해요^^)


사람들이 오해하며 살아가는 사실이 하나 있다면 '잘 산다는 것'이 즉 '부자'라는 그룹핑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잘 산다는 '말의 값'을 떠올려보자.

의미 그대로 해석해야 함에도 돈이 많다는 것의 함의와 부자의 그것이 마치 동의어로 간주되곤 한다. 나 또한 종종 혼용하는 실수를 범하고도 지나치고 있을는지도.


비슷한 경우, 여기 또 있다.

영어를 잘한다는 것, 오해받기 쉬운 평가이자 지극해 주관적인 판단이다.

상당히 중의적 표현임을 놓치지 말자. 영어를 잘한다는 의미가 뭔지에 대한 고민 없이 내 아이가 영어를 잘하기를 기대하는 속내를 난 알 길이 없다. 도치해 보자.(이건 앞뒤 어순 바꾼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네! 고민이 결여된 바람이니... 양육이나 교육목표부터 바로 세우길 진심으로 바란다.)


나는 내 아이가 영어를 잘 하기는 바란다.
그렇다면 영어를 잘한다는 건 뭘 의미하는가?


선뜻 이 물음에 답하기가 망설여지고 심지어 헷갈린다면 영어 관련 학습이나 인풋제공, 사교육 그 어떠한 것이라도 잠시 멈추었다 되돌아보고 가면 좋겠다. 분명 잘했다 싶을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사회에 가장 유력한 쇠퇴직종을 잠시 짚고 가자면.

말 다했다. 은행직원, 텔레마케터, 비서, 생산직 종사자와 함께 지목되는 게 바로 통번역가다.

부모세대가 답습해 온 패턴을 마치 영어학습의 기준인양 일방 제시하다가는 우리 아이들의 영어도 학습과 삶이 동떨어진 '밥&찬'신세에 머물고 말 거다.


아이 저마다 전략을 달리하는 데에 판단 기준은 모국어 이해기능과 표현기능의 정도를 교수자나 부모가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정도 감식안 갖출 정성도 없이 대강 다른 집 아이가 비교기준이 되는 게 맞는지, 본인도 모르지 않을 거란 게 내 생각이다.


부모와의 관계나 아이 공부정서에만 해롭고 끝날 문제가 아니란 게 문제.(왜 이렇게 애 키우는 데 맞닥뜨리는 문제들이 끝도 없나. 참으로 빡세다. 휴~)

공부 기준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부모도 아이도 헤매는 처지에 놓이니 마음이 꽤나 어지럽다. 주체가 다를진대 무엇을 기준으로 부족함과 적절함을 논할 것인가.


감사히도 내가 가르친 수 백명의 (담임으로 치면 천명을 훌쩍 넘을 테지만 영어를 '교과전담'으로 가르쳐온 아이들만 두고 본다면 그렇다) 아이들이 산 증인이다.

나의 영어교육 철학을 공고히 해준 은인들이다.


외국어 의사소통능력이 높거나 영어 습득 속도가 상당한 아이들 치고 모국어를 읽고 쓰는 수준이 평균 미만인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내 아이의 경우도 같다.


읽기를 멀리하거나 주어진 텍스트의 장, 단을 차별해 읽는 경우는 더더욱 없었다. 굳이' 타고난 감각의 언어 영재'나' 실패요소를 극복한 성공사례'에 집중하지 않더라도 그저 보통의 교실(심지어는 농어촌 6 학급의 소규모 학교마저도)에 평범한 지능의 아이들에게도 통용되는 공통분모라서 좀 더 희망적이라 하겠다.


모국어 독서의 힘을 허투루 지나치지 말기를

우리집에 고양이를 키웠다면 이런 풍경을 엿보는 경험도 하지 않았을까? 닥치는 대로 읽고 기꺼이 읽는 아이는 탄탄한 읽기 루틴 덕에 외국어 학습능력은 일조일석만에 쭉쭉 뻗어나갔다




나는 기대한다. 하나만 딱 선택하라면 내 기대는 늘 읽기라는 활동 주변에 머문다. (영어라면 듣고 읽기) 말하기를 기대하고, 한술 더 떠 써냈으면 하고 바라는가?

그렇다면 책 읽기의 가치부터 챙기시길.

즐거움으로 시작했다면 그럭저럭 만족하고 넘기지 말자. 최재천 교수님의 말씀대로 '치열하게' 독서하고 빡세게 읽는 경험을 거듭하길 바란다. 단 몇 해만으로 내공이 쌓일 거란 허황된 바람은 40대 여자들의 피부관리 투자랑 비슷하지 않나 싶다.

평범한 아이에게도 수월하게 제2 언어를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성공 여지'를 선물하리라 본다. 분명!


첫째 아이의 경우 영어를 가르치고 배우는 데에 있어서 흔들림 없도록 나를 지켜주었다. 내가 가르친 아이들이 내 수업의 방향키를 설정하는 데에 '반증'과 '방증'을 동시에 해주었던 것처럼, 이제 가장 가까이에서 나를 바로 세워주는 인적 증인이 곁에 있다.


강의나 글쓰기에서 가장 조심스러우면서도 나의 주장을 공고히 해주는 게 바로 가족이 아닌가.

트렌드로 보자면 영어교육에 있어서 만큼은 엄마로서 '과시적 비소비'를 해올 배짱이 있었다. 내 아이라서 그랬다. 다행히 나는 엄마표 영어를 빙자한 엄마표 과외를 하지 않을 용기가 있었고, 여기에 한 가지 더 감사한 재능까지 가지고 있었다. 체면 잃을 용기! 감히 '재능'이라 하겠다.


2편: 영어교육 feat. 과시적 비소비 / 계속됩니다.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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