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무엇을 선택하실래요?

선택의 힘을 믿는 나에게

by orosi

"빨강 동그라미, 초록 동그라미.. 보이지?

빨간 건 몇 개? 초록은 몇 개야?"


한참을 갸우뚱한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겨우 답한다.

"빨강 하나? 초록은...

없어요."


"자.. 여기

4가지 모양이 있지? 네모, 별, 동그라미, 세모.

이중에 제일 앞으로 튀어나와 보이는 건 뭐야?"


"... (고개를 이리한번 저리 한번 갸우뚱)

네... 모요."


초록은 두 개,

가장 튀어나온 건 누가 봐도 별...

다시 가슴 한가운데가 쿵 내려앉고, 잔잔히 찌릿하다.


"자..왼쪽보자~ 이건?"

"안보여요"


"이건?"

"안보여요."


반복된 대답.


보이게 해주고싶다. 절절하게도 잘 보여주고싶다. 난 40년 마음껏 보고살았으니

이제 너 보라고 떼어주고싶다.

눈을 줘도 안 된댄다.. 현대의학으론 어찌 해볼 수 없는 케이스란다..

당신들이 못하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자.





씩씩한 아이다.


목소리도 제법 커서 공공장소에선 어깨를 감싸고 캄다운~을 두 어번 상기시켜 줘야 조절하는 내 아이.


그런 재하가 대학병원 기본검사실에 오면

이리도 작아진다.


수술을 열흘 정도 앞 둔 마지막 수술 전 검사에서

담당주치의 교수님은

마음이 아프다 하셨다.


초록눈망울카페에서

악명 높다 유명한 황교수님을 나는 안다.

색안경을 끼고 보지 않기로 재하 8개월 첫 수술 때 내가 선택했다.


마음이... 아프네.

그 한 마디에 전보다 조금 덜 마음이 아팠다.

왜 일까?


체념을 담지 않은 받아들일 자세로 그 의자에 고쳐 앉았다.


제 아이이고, 제가 지킵니다.

라고 속으로만 답변한다.

남에게 들려주기 위한 다짐은 아니니까.


아이에겐

볼 수 있는 몇몇 명령체계가 없다.


그것들을 내가 못 준 게 아니라

하늘이 미처 챙겨 보내지 못했다는 걸

인정하기까지 참 오래 걸렸다.


딱 1년만

따뜻한 이기주의자로 단단히 살아보려 한다. 그러다 보면 습관이 되겠지.

그러다 보면 지금보단 괜찮은 어른이 되어있지 않을까?


하고 싶은 것이 참 많은 나는

오늘도 재하에게서 재이에게서 또 하나씩 배웠다.

그 배움으로 내일을 또 살겠지?


고맙지 않을 이유가 없는 삶.

감사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아이들.


선택의 힘을 믿기로 했다.

2월 28일을 위해 기도하고,

그 이후의 일상이 다소 빡세더라도

무던히 견뎌내기로 오늘 다시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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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선택하실래요?


이왕이면 우리 같이 잘 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