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넌 언제나, brilliant!

산업혁명 공장굴뚝 연기가 풍요를 보장해주지 않듯

by orosi




폭을 좁고

깊이를 깊게 할지


얕지만 두루두루 넓게 사귈지는 본인 선택이다.


외향형 인간이며

낯선 곳에 뚝 떨어져도 말문을 떼기 어려워할 줄

모르는 나는 의외로 좁고 깊기만 하다.

발이라곤 넓기는커녕 225밀리리터, 아동화도 곧잘 맞는 어른이다.


그런 내게

아주 귀한 친구가 하나 있고

나머지 인연을 귀히 여기지 않아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 모두 내게 등을 돌려도

'단 한 사람' 남아 있을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문자도 전화도

우리는 자주 할 줄 모른다.


살아있겠지 하고 무소식을 희소식 삼아 살다가

느닷없이 "지금 갈까? 27분 있다가 나와~"하면 그만이다.




이 아일 만난 건 내게 신의 한 수.


내가 정신줄 부여잡고 두 아이를 양육하고 있는 것도 8할은 그녀 덕분이다.

감사하지 않을 수 없는 나의 동앗줄.. JYJ

(JYP급이다^^)


이따 와. 재하수술 앞두고 마음 분주한 거 알아. 그러니까 더더욱 와. 걷자



간단하다.


서울 갈 일 있어. 7-8시 사이 도착이고,
재이만 올려 보내고 바로출발하면
7시 50분 예상.


답도 당연하다.


너한테는 간지럽고
재이 거랑. 재하 꺼.



어디서 이렇게

재이 같은 모양과

재하틱한 엽서를

잘도 골랐을까.

오늘 너의 미감을 다시 봤다 친구!



10시에 문을 닫는 카페에서 쫓겨나서도

공원을 울컥울컥 돌고

그러고도 건물 엘리베이터에 서서

12시가 다되도록 대화와 멍 때림을 반복적으로 주고받았다.



가자. (오늘 죽을 순 없잖냐)




여기 네 것.

그럼 그렇지. 아이들 걱정에 오란거 아니었잖아.

네가 걱정한 건 나였다는 거 내가 잘 아는데..

내놔. 내 편지~!^^


집으로 돌아와 한 줄 한 줄

아껴 읽었다.





안녕.

언제나 너에게는 '잘 지내니?'가

보통의 인사가 아니구나.

참 저 말이하고 싶더라.

요즘 마음이 참 그래.

내 마음이 이런데 네 마음은 어쩔까.


요 며칠 밤마다 걷기를 하며 요동치는 마음 한 켠

네 생각으로 마음이 많이 아팠어.

그리고 문자를 할까. 전화를 할까. 고민했지만

늘 그렇듯 관뒀지.


그리고 또다시 걸으며 어떤 말을 해주면 좋을까

고민했는데 할 수 있는 말이 없더라.

거대한 바람을 맞아야 하고 버텨야 하는 너에게

감히 어떤 말을 하겠니, 어떤 말이 필요하겠니.


우리 예쁜 재하. 재하.

그 예쁜 아이와 네가 짊어질 선택들과 무게를 견뎌 나가는 걸 보는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한 마음으로 너를 위해 기도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나의 빛나고 자랑스러운 착한 친구 윤미야.


누구나 선택에 후회하며 살지만

"다 그래"하며 서로 떠내려가지 않게 작은 줄 하나 연결해, 그 정도 잡아주며 넘어가고 살 수 있으면 감사하겠어.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 들어가 본 동해의 고성 바다에서 파도를 맞으며 그런 생각을 했었어.


피할 수는 없는데 부서지지는 말자.


28일이 다가오고 그 후를 생각하는 것 만으로

숨이 막히더라고. 그러다 전화버튼을 누르길 포기하고 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생각해.


슬픔이 주는, 감사라 부르고 싶지 않은 그것을

묵묵히 받아들이고 해소해야 앞을 볼 수 있겠지.


기쁨도 슬픔도 비워야 채울 수 있는 거니.


아이들을 위해 잘 견디자.

현명하고 누구보다 최선을 다하는 엄마, 최윤미.


우리는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열심히 늙어왔으니 잘할 거야.

내가 늘 아이들을 위해 하는 기도를

너를 위해 해줄게.


윤미가 지혜롭게 이겨낼 힘을 주세요!




울었다.

든든해서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