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보다 괜찮은 어른이 되어줄 거죠?

자녀에게 답할 용기

by orosi
이거.
엄마 책이야?
(한참을 표지를 응시하던 갓 열 살이 된 아이가 나 한 번 표지 한 번 번갈아 보더니 묻는다.)

엄마도...
그래?




이야..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진땀 난다.

엄마도 그러냐니. 이런!

책을 아무 데나 막 던져놓지 말아야겠다.

특히 조수석.


뭐가?

(회피하고 싶을 때 굳이 어른들이 쓰는 방법인지, 나만 쓰는 방법인지)

아... 그거? 엄마도 뭐~
지금보다 괜찮은 어른이 되는 꿈을 꾸지.





대화가 어색하게 끝나고 목적지까지

엑셀레이터와 브레이크를 번갈아 밟아가며

곰곰 생각해 봤다.


아직은 아니더라도 곧 지금보다 괜찮은 어른이 될 엄마라면, 부모 이외에 이 아이 곁에

저 책에서 강조하는 괜찮은 어른이

몇이나 될는지. 궁금해졌다.


버츄프로젝트 권영애 선생님의

< 아이만의 단 한 사람>이라는 책을 다시 떠올린다.


우리 반 아이들을 위해 그 책의 의미를 곱씹어 본 적은 여러 해지만 내 아이를 위해선

어땠나.


죄책감을 가지려다 엇비슷한 경험을 겨우 찾아보았다. 아이와 같은 학년 아이들을 가르치던 해에 가족들에게 잔뜩 원망을 살 만큼

나는 1학년 3반 아이들과 그 가정에 온 마음을 다했었다.



그때 그 마음이 직업의식 만은 아니었지 않나.

내가 가르치고 있는 이 아이들이 결국 내 아이의 동료가 되고, 이웃으로 살고, 협력적 관계를 맺고 살아야 할 순간들이 올 거란 거.

누구든 내 아이와 눈을 맞추고 이야기 나누고, 함께 배울 classmate가 될 수 있다는 점.




당신은 양육에 있어서

이기적인가? 이타적인가?


어떠한 답변도 괜.찮.다.


이기적이면 나쁘고 이타적이면 더 낫다고 누가 단언할 수 있을까. 틀렸다.


부모교육 강의를 할 때면

나는 나의 이기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곤 한다.


내 아이 이뻐죽겠고, 내 아이 귀해 죽겠는 심보.

매우 괜찮다.


부모마음이 배배 꼬여 왜곡되지만 않으면 된다.



그것만 아니면 아이를 향한 이기적인 사랑은

"이타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의외로 꽤 크다.

그게 내 생각이다.



아이 주변에 더 좋은 친구와

더 괜찮은 어른이 많은 마을.

그런 환경을 만들고자 이왕이면

남의 아이도

잘 가르치고 잘 돌봐주려는 진심.

그 따스함.

뭐 그런 게 진짜 학군을 만들어주진 않을런지.



너무 이상적이라 할지라도

난 그런 마음으로 우리 반 아이들을 대하고

우리 반 학부모들과 마음을 나눈다.


아이가 다시 내게 묻는다면

그땐 덜 망설이고 답할 수 있게 살아야지.


물론이지.
엄만 지금도 괜찮은 어른이지만
내일이면 지금보다 더 괜찮은 어른으로
살고 있을 거야.

너도 그럴 거고.



아참, 네가 잊었나 본데, 엄마 오늘 아침에

아침 일찍 서둘러 서울까지 가서

네가 가장 존경하는 이은경선생님도 만났고

엄마랑 같이 글 쓰는 멋진 작가님도 만났고,

심지어 너의 영어사랑에 보조를 같이하고자

영어교육강의도 신나게 듣고 왔거든.



난 알고 보면 좋은 엄마고, 더 좋은 엄마가 되려고

부단히 애쓰는 여자라고! 어때? 닮고 싶니?^^



이미지출처. 예스 24, 학급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