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년 새학기, 부모용기

이왕이면 품위있게, 모쪼록 권위를 놓치지 않고.

by orosi

이제 고작 이틀.

이틀 심호흡하고 나면 부모도 아이도 시작이다.


눈깜짝할 새, 겨울방학이 지나 아쉬운 아이와

돌밥돌밥, 삼시세끼 끼니 대주다 늙어간 부모.


둘 사이,

상당히 다른 감정이 한 지붕아래 맴도는 시기다.


어찌됐건 끝났고, 어쨌든 시작이다.


새학기라 새 것으로 준비하려다 역시나 관둔다.

연필이 새 것이어야 하고 알림장이 새 것이어야 한다는 것. 이것도 어디까지나 내욕심이구나.


쓰던 연필, 쓰다 남은 노트를 쓴다고 해서 아이에게 큰 일이 나지 않고

새 것을 사준다고 아이가 더 잘 적응할리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아빠랑 같이 문구사에 가자고 하는 걸 다른 데로 관심을 돌려뒀다.

십중팔구 꼭 필요한 물건 말고도 고민없이 잔뜩 담아 올 것이 빤히 보인다.


자녀를 불행하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을 아는가?

원하는 것은 다 가지도록 길들이는 것이다. <알베르트 분쉬/ 응석받이 식 교육의 덫 중>



넘치게 사랑하고, 부족하게 키울 것/ 둘째를 가진 후 계속된 나의 육아관이다..


넘치게 사랑하는 것과 다 가지도록 길들이는 것과의 차이만 기억하면 물질은 조금 부족해도 사랑은 부족함없이 키울 수 있다.





농작물 박람회에서 자신이 수확한 옥수수로 언제나 1등을 차지하던 농부가 있었다.

그는 늘 자신이 키운 가장 품질 좋은 옥수수 씨앗을 이웃 농부들에게 골고루 나누어줬다고 한다.

그 이유인즉,

"꽃가루는 바람에 실려 이 들판, 저 들판으로 날아다닙니다. 이웃에서 질 나쁜 옥수수를 재배한다면 우리밭의 옥수수에도 그 꽃가루가 날아와 수분이 될 것이고, 결과적으로 내가 키운 옥수수의 질도 떨어지게 되겠죠.

모두가 좋은 품종의 옥수수를 심으면 언제나 가장 훌륭한 품질의 옥수수를 수확할테니 이웃에게도 내게도 좋은 일이랍니다"


이런 마음이다.

나 처럼 이기적인 부모도 이타적으로 살 수 있는 이유는

남들이 보기에 품위있어 뵈는 부모인듯 종종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비결이 있다면


딱 저런 마음 덕분이다.


제 옥수수를 위해 남의 옥수수까지 돌보듯 사는 품위

여기에 무조건 퍼주기만 하지 않고 단호함과 친절함 사이의 균형을 지켜내는 부모의 권위


이 둘만 명심하면 용기있게 새학년, 새학기를 시작하는 것

어렵지 않다. 나도 잘할거고 남도 잘할거다.

힘내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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