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마음

아홉살 아이의 온전한 진심. 오롯이 다 갖춘 사랑.

by orosi


부자되게 해주세요.

수능 대박나게 해주세요.

예뻐지게 해주세요.





간절함의 결이 다르다.



행여라도


부자되지 못할지언정

수능 에서 좀 미끄러지더라도

극적인 외모변화가 찾아와 주지 않더라도


숨이 턱턱 막히거나

끝없이 마음이 시려야 할일은 아닌거다.


그런데 우리가족에게는 마음 한 켠 언제나

가슴시린 애잔하고 유리같은 둘째아이, 재하가 있다.


그 아이의 건강이

그 아이가 바라보는 세상이

우리의 기도와 언제나 닿아있다.




첫째 아이가 기도한다.

종교도 없는 아이가 누구에게 기도하는 건진 알 수없으나,

누굴위해 하는 기도인지는 쉬이 알아챈다.


친구삼아 매일 얘기나누고 아껴 마지않는

제 키만한 곰인형에게

나직하게 속삭이고 있다.




황정민, 김남주 교수님께서
내동생 눈.

잘 보이게! 아프지 않게! 아주 예쁘게!
수술하도록
힘을 가득 달라고



지금 이순간 곰인형에게 기도한다.

미동도 없이 손을 모아 쥐고는 감은 눈을 뜨지 않고

했던 말을 반복하고 있다.



방해하지 말자.






첫째에게 온마음을 다했던 엄마의 지지와 격려가

고스란히

제 동생을 향한다.




너의 기도를.

그 진심을.

엄마 아빠가 기억할게.


귀하게 잘 간직했다가

이 다음에

네동생 재하에게 오롯이 전해줄게.


고맙다. 내 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