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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osi Jun 29. 2024

폐소공포증은 아닙니다만

엘베는 사양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는다.

좁은공간에 대한 두려움이라면 폐소공포증을

앓는다 칠텐데, 다른 의미에서 두렵긴 매한가지다.

네 발말고 오래도록 내 발로 걸으려는 의도.

오직 그 목표로 내 발로 수직이동을 하는 편이다.



첫째라면 혼자 올려보내고 둘째일 경우에만 겨자먹듯 동승.


먼저 올라가. 금방갈게


오늘  유독 아이들 눈빛이 흔들린다. 게다가 둘인데 무서울리도 없을테고. 뭐야, 이분위기. 낯설다.


같이 타요. 응? 엄마도 우리랑
같이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면
안 될까?


다른 때 같았으면 귓등으로도 안 들었을 제안인데, 잔뜩 속마음을 나누며 걷고, 새삼스런 사랑을 확인하고 돌아오는 길이란 말이다. 쩝;;


그럼 우리~
딱 5층까지만 같이 걷고
그 다음에 탈까?


이게 뭐라고 양보를 못 하는 엄마와 기대없이 던진 미끼를 덥석 무는 딸들.

이래봬도 너희 언니가 일곱 살 때는 12층 집까지 매일 걸어다녔어~를 시작으로 첫째 아이 어깨에 기왓장부터 얹는다.


"5층까지라며~  여기 7층인데?"  소리 나올 타이밍에 맞추어.. 10층까지만 가면 엄마친구가 매번 인사하며 맞아 준다~ 은근슬쩍 기대감까지.


10층에 세워진 빗자루와 1인2역,  안부를 나누는 애미를 보며, 숨  넘어가듯 깔깔거리며 웃는 두 아이를 추켜세우곤 17층까지 올라오니 행복이랄 게 달리 없구나 싶다.


이게 뭐라고..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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