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은 이들을 더욱 얻도록 하는 글
그런 글을 쓴다는 기적
세상에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사람들이 특별한 일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어 있기 때문일 거야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중>
너의 욕망이 무엇인지, 너의 결핍이 무엇인지, 그래서 네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물어봐 주는 사람은 오래도록 없었다.
글이 내게 물어 주었을 때 그 글은 비로소 또 하나의 쓸모를 갖추게 된 건 아닐까? 좋겠다.
물론 묻기만 해서 갖춤이 수반될 리 없고,
이렇게 이틀이 지나고서 우연한 기회로 농익기도 한다.
우연인가 싶다. 오늘 밤.
아니라고 본다.
왜 그토록 글이 쓰고 싶었는지 글쓰기와는 전혀 닮은 바 없는 청소년 소설이 묻기도 하는구나.
가족이라는 기적, 우리네가 살아가는 세계의 시간, 모든 순간들의 연결을 새겨주려던 작품이 애초에 물을 의도 없이, 이토록 깊은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하는구나.
그제의 책이 내게 '쓰지 않는 고통'과
'쓰려는 쓸모'를 욕구라는 범주로 확인시켜주고 나니,
이번엔 오늘의 책이 내게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
기어이 명도와 채도를 함께 밝혀준다.
어쩌면 우린 너무 많은 기적을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사는지 모르겠어.
엄마가 딸을 만나고, 가족이 함께 밥을 먹고, 울고 웃는 평범한 일상이 분명 누군가한텐 기적 같은 일일 거야. 그저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고 있을 뿐이지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중>
잃은 게 무엇이건
잃어버린 이들로 하여금 상상도 못 할.
어쩌면 의도치 못한 영역까지 얻도록 하는 글을 쓴다는 것은 특별한 일. 기적 같은 일이다.
사람들이 믿지 않거나 받아들일 준비를 못하고 있는 이러한 갖가지 빛들도 이미 이어져 있는 건 아닐까?
언제라도 준비. 땅!
외쳐만 주면, 이미 우리 곁에 머물다가
은유(주인공)에게 은유가 바람이 되어 오듯 세계를 건너 당신에게 오리라.
어떤 글을 쓰고 싶냐고 물어오면
기대 없이 집어든 글들이 내게 기적 같은 위로가 되었듯,
이 세상 수많은 은유와 은유가 서로 연결되어 있듯.
내게도 잃은 이들로 하여금 멀지 않은 거리에게 부디 얻도록 하는 그런 글을 쓸 기적이 이미 준비되어 있다고 답할 거다.
누구에게나 특별한 일들이 언제든 인기척을 낼 준비가 늘 되어있으니까.
어떤 글을 쓰고 싶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이미 위에 밝혔고 한 가지 덧붙이자면 이금이작가 정도의 영향력을 가진 추천사?ㅋㅋㅋ
갑툭 추천>>
220페이지 중 200쪽을 마른눈으로 읽게 하더니 고작 10-20쪽만으로 사람을 이렇게 울리는 건 무엇.
흔해빠진 주제에 생명을 불어넣는 건
표현력 아니고도 여럿이겠다. 싶다. 보통은 마지막장을 덮고 나면 곁에 있는 아이를 한번 안아주거나, 잊고 있던 가족의 의미를 아로새기기만 한대도 성공일 텐데.
이꽃님은
참 가지가지 하는 작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