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는 처음이라서
엄마하고만 남겨진 첫째는
엄마가 울고 있는 동생을 달래는 동안
별 반응 없는 엄마를 불러가며
손에 닿는 모든 잡동사니들을 끌어다가 혼잣말을 하며 (엄마로선) 상상치도 못했던 무언가를 만들며 지루함을 달랜다.
자라는 건지 깨우는 건지 헷갈릴 만큼 건성으로 (딴에는 오빠를 챙기느라) 동생을 달래던 엄마는 울다 잠든 둘째를 보자니 짠하다.
치울 거리만 늘리고 있는 거 같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봤던 첫째의 흔적들을 물끄러미 보자니 첫째도 짠하긴 매한가지다.
둘 다 마음을 준다며 챙기다 그 누구에게도 올인하지 못한 거 같은 엄마는 밤이 늦도록 마음이 그렁그렁하다.
가을이 오고 있어 그런가. 복직이 다가와서겠지.
이 또한 지나가리라.
-09.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