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학개론‘ 영화에서 주인공의 엄마가 아들의 작아진 티셔츠를 입고 걸레질을 하고 있는 장면을 봤던 거 같다. 그걸 보면서 난 저러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했던 거 같다. 오늘 아침 빨래를 널다 집어든 아들의 바지를 나도 모르게 내 몸에 대어보며 생각했다. 단이한테 작아지면 내가 입어도 되겠네.
지금이 되어보니, 그때 막연히 생각했던 만큼 난 돈을 많이 모으지도 못했고, 그게 그렇게 궁상스럽게 느껴지는 어른으로 늙지 않았고, 무엇보다 요즘 아이들의 옷은 조금 작은 어른 옷처럼 꽤 예쁘게 나온다.
왜 이런 기록을 남기는가에 대해 조금은 알 것도 같은 기분이 들었다. 시간을 그냥 흘러가는 대로 흘러가게 두고 싶지 않은 마음. 그냥 넋 놓고 해야 하는 일들로만 채워 넣은 채 흘려보내고 있는 것만은 아니라는 최후의 발악. 나의 인생에 나를 채워 넣는 연습 같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