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3년 차, 번아웃이 오다
직장인에게 ‘3, 6, 9’의 고비가 있듯이 프리랜서도 삼 년을 넘기기가 가장 어렵다고 한다. 당당히 프리랜서가 되겠다며 안정된 직장을 박차고 나왔지만 나 역시 삼 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자 번아웃의 순간이 왔다. 거기다 서른이라는 숫자까지 더해져 무기력한 나날의 연속이었다.
나의 속도대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저만치 앞서 가는 듯한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지금이라도 다시 회사에 들어가야 하나?’란 생각이 들기도 하고 잘하고 있다고 스스로 다독이면서도 ‘내가 너무 열심히 하지 않는 게 아닐까?’라는 불안감이 덮쳤다. 그런 생각은 감기처럼 내 몸속에 매우 빠르게 퍼져서 또 며칠을 혼자 끙끙거렸다.
이렇게는 도저히 안 되겠다며 도망치듯 떠난 곳이 제주였다. 제주에 도착해서도 나는 무언가 해야 한다는 강박에 가만히 있지 못했다. 장소만 바뀌었을 뿐 마음은 계속 불안했다. 그러다 문득 아무 생각 없이 고개를 드니 그제야 제주 바다가 시야에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