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 3: 공간을 통해 사람을 변화시키는 일
회사에 인턴으로 입사 후에 처음 했던 일은 도시재생에 관련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일이었다. 말이야 멋드러지지만 도시재생 법규를 읽고 정리하는 일이라서 어려웠다. 사실 이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이랑 무슨 상관일까?라고도 몇 번 생각했지만, 기본적인 규율과 정보들이 쌓이니까 사업의 구조가 점차 보이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다음으로 도시재생에 관련된 실무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다. 처음으로 내 사업을 맡게 된 것에 너무 신나고 기뻤다. 그 사업은 부산에서 민관학협력으로 진행한 사업의 후속프로젝트였다. 이 사업은 청년-지역주민 주도의 도시재생을 위해 민간단체, 지자체, 학교가 협력하여 주민들의 니즈와 청년들의 아이디어, 기관의 참여를 통해 지속가능한 도시와 지역사회를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어졌고, 후속프로젝트는 이 아이디어를 직접 학생들과 주민들이 같이 실행으로 옮기는데 초점이 맞춰져있었다. 처음으로 맡게 된 프로젝트다 보니 스스로 굉장히 특별한 사업이라 생각해서 매일매일 "나는 지금 어마어마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라는 문장으로 이 설레임을 되새겼다. 사실 사업을 진행하면서는 일의 속도가 더디기도 하고, 모르는 것이 많다보니 이것밖에 안되나 하는 생각에 멘탈이 자주 나갔었다. 계획에 차질이 생겨서 그랬다기보다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학생들과 주민들, 우리가 함께 마을을 변화시키기 위해 이뤄온 것들이 이 사업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부분인지, 이 작은 변화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정받고 싶은 것도 있었지만, 우리가 하는 일은 공간만 좋게 바꾸면 되는 것이 아니라 이 곳에 사는 사람들, 공동체가 하나로 어우러질 수 있도록 이어주는 역할까지구나.. 이런 것들을 다른 사람들도 느낄 수 있었으면 했다. 그래서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이 중요한 것들이 계속해서 이어져나가야한다는 타당성이 이 사업을 통해서 잘 보여지길 원했다.
이 과정에서 크게 배운 것은 사업은 보여지는 것, 그러니까 성과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실 그간 내가 나로서 온전하고 당당하면 되는거지, 내 일 열심히 하면 되는거지 잘한거를 왜 남들에게 어필해야하지?하고 생각했는데, 사회에서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나타내는 것 또한 능력 중에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만해서 뽐내는 것이 아니라 하고 있는 일의 성과를, 그 가치를, 이 일을 전혀 모르는 누군가에게 닿게 하기 위한 방법 중에 하나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말하지 않으면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