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와 야수 두 번째 이야기

그 여자, 책 좋아하고 이상한 여자

by 오로보이

벨은 왜 모두가 싫어하는 삶을 선택했을까?


“이상한 애야.”


마을 사람들이 그렇게 말한다.

책을 읽고, 혼자 다니고,

누가 봐도 괜찮은 남자(가스통)를 거절하고,

조용히 빵집 앞에서 페이지를 넘기는 그 여자. 벨.


딱히 예쁜 옷을 입는 것도 아니다.

화려하게 웃는 것도 아니다.

눈이 반짝이긴 하지만,

그건 무언가를 아는 사람의 눈빛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말한다.

“이상한 애야. 자기만의 세계에 살아.”



문제는, 그녀가 ‘괜찮은 여자’가

아니라는 거다.


그녀는 가스통을 거절한다.

왕자도 아니고, 그냥 잘생긴 동네 남자일 뿐인데.

마을 사람들은 모두 가스통을 좋아한다.

몸도 좋고, 사냥도 잘하고, 자기를 좋아해 준다.


그런데 벨은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

이유는 단순하다.


“그는 생각이 없어.”



지혜로운 여자는 늘 외롭다


벨은 책을 읽는다.

지식을 사랑하고, 환상을 사랑하고,

더 넓은 세계를 그리워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런 여자를 싫어한다.

“왜 저렇게 유난이야.”

“책 좀 그만 읽지.”

“현실 좀 보라고 해.”


이상한 건, 벨이 현실을 더 잘 본다는 거다.

벨은 사랑 없는 결혼, 비어 있는 대화,

힘으로 조율되는 인간관계를 이미 읽어냈다.


그래서 벨은 외롭다.

그 외로움은 선택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여성성과 따뜻한 지혜


누군가가 이렇게 말했다


“진짜 여성성은 연약한 것이 아니라,
질서를 부드럽게 만드는 지혜다.”


벨은 바로 그 여성성이다.

타인의 감정을 읽고,

자신의 욕망을 부드럽게 표현하며,

자기 기준을 포기하지 않는다.


가스통은 벨에게 뭔가를 하려고 한다.

벨은 그걸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건 지혜다. 자기 자신을 아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저항이다.



우리는 벨을 무시한 적이 있다


어쩌면 우리도 벨이었다.

혼자 있는 게 편했고,

책이 더 재밌었고,

대화보다 생각이 깊었고,

“그 사람 좋은 사람이야”라는 말이 전혀

설득되지 않았던 순간들.


그런데 동시에

우리는 벨을 무시한 사람이기도 했다.

“쟤 왜 저래?”

“좀 사회성 길러야 하는 거 아냐?”

“나대네.”


우리 안에는 벨과 벨을 조롱하는

마을 사람 둘 다가 있다.

자신의 세계를 지키고 싶은 존재와

그걸 불편해하는 존재.



그건 당신 선택이다


당신은 지금 어디에 앉아 있나?


책을 읽고 있는가,

아니면 책을 읽는 사람을 뒤에서 욕하고 있는가?


둘 다 해본 적 있겠지.

괜찮아. 인간이니까.


하지만 한 번쯤은 이렇게 물어보자.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은 누가 정했는가?”
“나는 진짜 벨처럼 살고 싶은가, 가스통의 아내로 살고 싶은가?”
“내 기준은 지금 살아있나, 숨었나?”



이상한 여자가 된다는 것


벨은 미녀다.

하지만 그녀가 미녀인 이유는 얼굴이 아니다.

그녀는 생각이 있고, 말을 고르고,

진심을 가지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그녀는 ‘이상한 여자’가 되길 자청한 사람이다.


아름답고, 조용하고, 자유로운 사람.



다음 편:
“자기희생은 어디까지 용기일까?”
— 아버지를 대신해 갇히는 벨, 그리고 강요되지 않은 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