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
나와 맞는 사람하고만 관계를 맺고 살 수 없음을.
대개는 가만히 있는다.
먼저 다가가지도, 그렇다고 누군가 다가오기를 바라지도 않는다.
숱한 시절인연을 지나오며 상처도 주고, 받아봤기에.
누군가 다가온다.
다가오는 이의 속도에는 브레이크가 없다.
나와는 맞지 않는 속도, 방식. 당황스럽고 지친다.
찔끔찔끔 무언가를 자꾸 건넨다. 원치 않은 물질을 쥐어준다.
아직 당신에게 에너지를 나눌 준비가 안 됐는데, 끊임없이 자신과의 시간을 요구하는 사람.
쉴 새 없이 이야기를 쏟아내지만 대화는 없고, 모든 이야기의 끝은 본인 이야기로 끝나는 사람.
그러다 답이 없는 내게 흥미가 떨어졌는지 또 다른 이를 사냥하기 시작한다.
물었다. 먹잇감을 발견한 당신은 나에게 쏟는 시간도 점차 줄여나가기 시작한다.
몇 번 뜸하다 먹잇감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또다시 찾아온다. 그리고는 반복.
그냥 내버려 둔다. 어차피 중요한 건 내가 들이는 마음과 시간일 테니.
가끔씩 어이가 없는 건, 자신이 찾은 먹잇감을 나에게 자랑하듯 은근슬쩍 내보인다.
(안 궁금해. 관심 없다고.)
그래, 그것 또한 내버려 두자. 먹잇감만 되지 말자.
소중한 나만의 정원에 물을 주기도 충분치 않은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