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기업. 기업가치가 10억 달러(1$=₩1,000 기준 1조 원) 이상이면서 설립 10년 이하의 스타트업을 뜻하는 말이다.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크래프톤(배틀그라운드), 무신사, 쏘카 등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이들의 공통점은 대체로 수도권에 위치한다는 점과 사업성에 IT가 접목됐다는 점이다.
유니콘 기업에 대한 관심은 지역에서도 뜨겁다. 특히 지역 대표 기업 부재에 대한 아쉬움이 큰 지방 대도시에서는 나름의 파격적인 투자를 계획하기도 한다. 실제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부산경남은 지난해 12월 부산, 경남지역의 13개 기업을 '지역형 예비유니콘 후보기업'을 선정해 발표했다. 이들 각 기업에게는 300억 원이 넘는 지원금과 IR투자유치설명회, 수출상담회 등 혜택이 제공된다. 그렇다면 지역에서도 수도권과 같이 혁신기업을 필두로 하는 유니콘 기업이 나올 수 있을까.
내가 내린 정답은 “글쎄”다. 쉽지만은 않다는 게 중론이기도 하다. 지역 상공계에서는 "제조업 이외 산업의 성장은 어렵다"는 말이 돌고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반증이라도 하듯 지역에서 유니콘 기업을 꿈꾸는 기업들은 죄다 수도권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재능 거래 플랫폼 ‘크몽’은 2012년 진주에서 설립됐다.(대표의 출생지이기도 하다.) 그러나 2014년 서울로 본사를 옮겼다. 이유는 뭘까. 추측해보건대 관련 인프라 부족, 각 분야 전문가 부재 등이 아닐까 싶다. 지역에서의 혁신이라 함은 스마트팩토리정도가 전부다는 지적도 있으니 말이다.
물론 최근에는 지역 곳곳에 콘텐츠 관련 기관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명칭이 ‘콘텐츠~’인 대부분의 기관명은 비슷한 목적을 두고 탄생했다. 그리고 지역 내 수많은 콘텐츠 창작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멀었다. 필드를 뛰는 사업주을 입에서조차 “제조업 이외의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아직까지는 부족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정도다. 지원범위, 지원규모 등을 아쉬워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청년 창업가들이 유니콘 기업을 꿈꾸며 창업시장에 뛰어든다. 시니어들도 마찬가지의 상황이다. 이제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혁신기업들이 서울행을 고민하게 놔두면 안 된다. 지역에서의 유니콘 기업 탄생은 기업 스스로의 일이 아니다. 지자체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