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시간을 사는 사람, 시간으로 돈을 아끼는 사람

2022.09.22

돈으로 시간을 산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말 그대로 시간을 판매하거나 구입한다는 뜻이 아니라 시간을 아낄 수 있도록 해야 할 일을 외주를 주거나 돈을 더 쓰더라도 이동시간을 줄이는 등 불필요하게 들어가는 시간을 줄이는 것을 의미한다.

돈을 주고 시간을 사는 이유는 보통 두 가지다. 첫째, 시간의 특수한 속성 때문이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하루 24시간만 주어지는 한정적인 자원이자 축적하거나 과거 혹은 미래의 시간을 가져와 쓸 수 없는 찰나의 자원이다. 그렇기 때문에 돈을 들여 시간을 아낀다.

둘째, 돈 보다 시간의 가치를 높기 평가하기 때문이다. 생산성이 높은 사람은 돈을 주고 시간을 산다. 지불한 돈 보다 아낀 시간 동안 더 많은 것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돈 보다 시간이 많은 사람의 경우, 돈이 부족해 시간을 살 수 없는 경우, 생산성이 높지 않은 경우에는 반대로 시간을 들여 돈을 아낀다. 돈과 시간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돈과 시간의 상대성은 돈의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 생산성이 높을수록, 소득과 자산이 많을수록 시간을 아끼기 위해 지불하는 단위당 금액이 커진다.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돈을 아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자신을 보며, 반대로 시간을 아끼려고 그토록 예민하게 노력해봤는지 돌아봤다. 물건을 온라인으로 구입할 때마다 몇천 원을 아끼려고 아무렇지 않게 30분 넘게 시간을 썼다. 돈을 아끼겠다고 낑낑거리며 모든 일을 직접 처리하느라 체력과 에너지, 감정을 너무 쉽게 소진시켜버렸다. 그 시간에 체력과 에너지를 관리했다면 더 많은 것을 창출하고 돈도 더 벌었을 텐데...

자꾸 시간으로 돈을 아끼는 사람처럼 행동한다. 돈으로 시간을 사는 것이 돈도 시간도 더 많이 갖는 방법인데 무작정 아끼려고만 하고 시간과 돈의 관계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나에게는 의식적으로 시간당 돈을 계산해 선택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그래야 생산성을 높이고 장기적으로도 체력과 에너지, 마음을 아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