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28
방금 월드컵 조별 경기 2차전이 끝났다.
전반전에 가나가 두 번째 골을 넣는 순간 경기가 끝난 것처럼 아득해졌다. 긴장된 마음을 풀려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통제하기 어려웠다.
그 마음마저 지나가자 차라리 평안해졌다. 그렇게 한 골 한 골 다시 넣었다. 3분 만에 2골을 넣자 다시 마음이 뜨기 시작했다. 지고 있을 때와는 또 다르게 오히려 붕 떠서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그렇게 한 골을 다시 먹혔다. 마음은 가라앉았지만 간절한 마음은 더 커졌다.
모든 것이 멘털 게임임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 살아가며 끝없는 부침을 겪게 된다. 크게 기뻐하며 집중력을 잃는 것도, 지고 있을 때 좌절하며 포기하는 것도 위험하다.
사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에도 나는 일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브런치 포스팅도 미루고 싶었다. 하지만 공모전을 핑계로 지난주에도 포스팅을 한 편 밖에 안 했기 때문에 결국 노트북을 다시 켰다.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으며 한 자 한 자 브런치에 글자를 썼다.
지난 일주일 동안 체력적으로 감정적으로 지쳐있었다. 공모전을 앞두고 선택하고 집중하겠다는 핑계로 평일마다 브런치에 포스팅하겠다는 자신과의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 일을 해야 했고 마감을 지켜야 했다. 동시에 공모전에 제출할 원고도 완성해야 했다. 공모전에 작품을 제출하고 난 뒤에도 온전히 쉬지 못했다. 오늘의 경기가 보상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간을 견뎠다.
하지만 우리는 졌다. 당장 불 끄고 잠들고 싶었다.
하지만 나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 데 핑계가 될 순 없다. 감정을 핑계로 일을 미루지 말자. 일희일비하지 말자. 아직 모든 경기가 끝난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