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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름차차 Feb 25. 2022

새로운 경험으로 걸어가기

2022.02.25

생산성을 높여 확보한 시간을

 다른 일로 다시 꾹꾹 눌러 채웠다

하루하루 해야 하는 과제를 늘리다 보니 새로운 것을 경험하기 더 어려워졌다.  아침 일찍 일어나 쌓여있는 일들을 한다. 시지프스가 매일 돌을 다시 굴려 산 위에 올리듯 매일 오르내리는 계단이 있다.


인풋을 늘려야 한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장소를 가야 영감을 받을 수 있다.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당장 해야 할 일들을 쌓아가며 만들다 보니 새로운 것을 주기적으로 경험하겠다는 다짐은 쉽게 후순위로 밀렸다. 겨우 일정을 밀고 당겨 시간을 비워 달리 전시회장으로 갔다. 밀린 일과를 해치우듯. 전시회에 가는 길은 설렘보다 다녀와서 해야 할 일들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달리의 구부러진 콧수염을 보자마자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달리의 일대기와 시기별 작품을 보다 보니, 내가 알지 못하던 달리의 모습도 발견할 수 있었다. 줄넘기를 하는 여인, 개미, 다리가 긴 코끼리. 황무지와 사막. 내가 가보지 못했던, 보지 못했던 그곳을 한참 동안 바라봤다. 목적이 있어야만, 성과를 기대해야만 일을 하고 몸을 움직이다 보니 이렇게 비워내고 새로 채워내는 시간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


달리의 슈가 스핑크스


달리가 연출한 애니메이션과 충격적인 단편영화도 인상적이었지만, 가장 오랜 시간 나를 멈춰 서 있게 한 것은 한 편의 그림이었다. 슈가 스핑크스. 오래전에 구상해놓은 소설의 배경, 내가 가보지 않았던 이국적인 풍경 앞에 나는 서 있었다. 그곳에서 끝내 마무리 짓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펼쳐졌다.



달리의 그림 속 공간으로 걸어가다


새로운 곳으로 가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야 내 안에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긴다. 달리의 그림 덕분에 나는 내가 쓰던 소설 속 배경에 걸어 들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이야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앞으로 목적 없이 보내는 시간, 보지 못했던 것을 보는 시간을 확보해 새로움으로 계속 걸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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