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고 싶었던 나는 사랑받지 못해서 작가가 되었다. 예술 자체가 좋아서 예술가가 된 사람도 있지만, 끊임없이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예술을 선택한 사람도 있다.
나의 유년엔 극장이 없었고 전시회가 없었다. 만화방이 없었고 피아노 학원이 없었다. 나의 어린 시절엔 예술가 대신 귤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있었다. ‘예술’이라는 어려운 말을 모르고 살았다.
학교가 끝나면 감귤밭에 가서 귤을 땄다. 귤 농사를 짓는 부모를 둔 아이들에게는 당연한 일상이었다. 칭찬받지 못했다. 아버지는 실수를 먼저 발견하는 분이셨다. 장녀인 내게 유독 엄격하다고 느꼈다. 마음의 허기를 모르고 살다 글을 쓰고 나서 깨달았다. 내겐 사랑받지 못해서 잔뜩 주눅이 든 마음이 있다는 것을. 수줍고 좁은 마음의 옷장에 걸린 뚫린 조끼 같은 추운 마음을 사랑하고 싶어서 글쓰기를 선택했을지 모른다는 걸.
<귤 연습장>이라는 그림책을 출간했다. ‘귤’이 있는 유년을 안아주고 싶었다. ‘꿈’을 간직한 사람의 단정한 마음을 담고 싶었다. 꿈과 시와 섬과 귤이 징검다리가 되어 하나의 그림책이 되었다. 단어들이 포개지고 포개져서 그림이 되었다.
2026. 1. 4 방송.
전주 MBC FM 99.1 MHz, <블루 레코드>방송. 일요일 오후 6시.
<러브레터>라는 코너를 통해 강윤미 시인이 쓴 짧은 에세이를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