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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으로부터의 선물

6. 산골촌놈의 산야초 요리 1탄 “냉이 편”

by 정덕수

산야초에 대한 책을 준비하며 지난해에는 조리법에 대해서는 시간이 촉박하여 정리를 하지 못했었습니다. 그러나 어차피 늦어진 출판,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는 말처럼 그대로 쉬기는 뭣하겠고, 산야초를 이용한 조리법에 대해 제가 즐겨 사용하는 방법들을 정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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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초 볕이 잘 드는 들에서 만나는 냉이는 이런 모습입니다.


설을 전후하여 시장이나 마트에 나가면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산야초로는 냉이와 달래, 씀바귀가 있습니다. 더구나 설이 봄이 시작되는 입춘 뒤로 있는 경우도 있지만 올해처럼 입춘보다 먼저 든 경우엔 입춘은 그야말로 우뚝 일어서는 느낌입니다. 이 시기엔 냉장고가 드물던 시절이라면 김장김치도 서서히 물리고 햇것이 구미에 당기게 했었습니다.


어려서부터 밥을 해 먹어야 했던 저는 이 무렵 나무를 하러 가서 나뭇짐을 채워놓고 근처 밭을 찬찬히 살폈습니다. 이때 올라오는 달래는 마치 가을에 떨어진 솔잎처럼 보이긴 하지만 구분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고들빼기도 묵은 잎만 봐도 찾을 수 있었고, 냉이도 땅에 착 달라붙어 쉽게 찾았습니다. 오죽하면 마을 아주머니들께서 “덕수 자는 여자로 태어났으면 얼마나 좋아. 살림도 잘 한다지, 거기다 봄나물은 또 얼마나 잘 찾고”라 했는데, 그건 두 동생을 데리고 밥을 해 먹으며 학교에 다니는 모습이 안쓰러워하시는 걱정이란 정도는 알고 있었습니다.


씀바귀는 고들빼기와 함께 김치를 담그거나 무침으로 널리 이용되는 재료지요. 그런 씀바귀도 고들빼기와는 다르게 종류가 많습니다. 이 씀바귀나 고들빼기는 다음에 다루기로 하고 오늘은 냉이로 즐길 수 있는 요리를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만개의 레시피’란 요리를 별도로 설명하는 곳도 있던데 이참에 저는 ‘산골 촌놈 정덕수의 산야초 요리법’이라고 타이틀을 하나 걸까요?


냉이는 깨끗하게 손질된 상태 그대로 썰어서 샐러드나 도토리묵무침과 같은 요리에 다른 야채와 함께 이용해도 되고, 냉이를 중심으로 요리를 해도 됩니다. 생채 그대로 활용했을 때의 냉이와 익혔을 때의 냉이는 향이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어떤 요리를 하더라도 냉이 고유의 향은 여전히 간직하는 재료입니다.


삼겹살이나 소고기를 즐겨 드시는 분들이라면 냉이와 달래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고추장이나 양념간장으로 무침요리를 해 함께 드셔도 아주 좋습니다. 또는 제육볶음처럼 다양한 육류볶음요리에 냉이를 넉넉히 넣어도 근사한 요리가 되고, 내장탕이나 전골, 부대찌개, 샤브샤브와 같은 국물이 많은 음식에 냉이를 곁들여도 비린내를 잡아도 주며 향긋한 봄을 마중한다는 느낌이 들 겁니다.


냉이 튀김을 만드는 과정을 정리해드리겠습니다. 먼저, 재료와 조리 순서를 간단히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재료

신선한 냉이 한 줌

튀김가루 1컵

물 1컵 (얼음물일수록 바삭한 튀김이 됩니다)

식용유 (튀김용)

소금 약간


조리 순서

냉이 손질 : 냉이를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합니다. 냉이의 뿌리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도 되지만 냉이의 전체적인 형태를 살리고자 한다면 그대로 이용해도 좋습니다.

튀김 반죽 만들기 : 큰 볼에 튀김가루를 넣고, 차가운 물을 조금씩 부어가며 섞어줍니다. 튀김 반죽이 걸쭉한 상태가 되도록 조절합니다. 반죽에 소금을 약간 넣어 간을 맞춥니다.(마트에서 판매하는 튀김가루엔 소금간이 된 경우가 있으니 확인하세요)

튀김 준비 : 냉이에 튀김 반죽을 골고루 묻힙니다. 반죽이 냉이의 잎과 뿌리에 고루 묻도록 해줍니다.

기름 예열 : 깊은 팬에 식용유를 충분히 붓고, 중간 불로 예열합니다. 기름 온도가 170-180°C에 도달하면 적당합니다.

튀기기 : 냉이를 기름에 넣고 튀깁니다. 냉이의 색이 노릇노릇해지고, 바삭해질 때까지 약 2-3분 정도 튀깁니다.

건지기 : 튀긴 냉이를 키친타올 위에 올려 기름을 빼줍니다. 기름이 충분히 빠지면 그릇에 담아냅니다.

완성 : 튀긴 냉이를 그릇에 담고, 필요에 따라 소금을 조금 더 뿌려 마무리합니다. 뜨거울 때 바로 드시면 더 바삭하고 맛있습니다.


이렇게 냉이 튀김을 만드는 과정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레시피가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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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초 볕이 잘 드는 들에서 채취한 냉이를 깨끗하게 손질해 씻어서 접시에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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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튀김가루를 반죽해 냉이에 골구로 묻혀주고 기름이 180도로 끓을 때 넣고 2분 정도 튀겨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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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술안주로 다양한 산야초를 튀겨 준비하기에 이런 뜰채를 사용합니다. 별도로 키친타올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 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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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냉이튀김을 접시에 담았습니다. 양념장은 구운두부나 데친 두부를 먹을 때 즐기는 달래와 청양고추를 넣은 양념간장을 그대로 이용했습니다.


또한 냉이는 무침으로도 좋은데 양념을 무엇으로 하느냐에 따라 시각적으로 전혀 다른 즐거움을 느끼게 되는 재료입니다. 소금으로 간을 맞추는 경우도 있고, 간장을 이용해 간을 맞추기도 합니다. 고리고 들깨가루를 넉넉히 넣어서 무칠 수도 있습니다. 이번엔 냉이된장무침을 만드는 과정을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재료

신선한 냉이 한 줌

된장 2큰술

고추장 1큰술 (선택사항)

다진 마늘 1작은술

참기름 1큰술

깨소금 1큰술

고춧가루 1작은술 (선택사항)

설탕 1작은술 (선택사항)

물 2컵(데치기 위해 사용할 분량)


조리 순서

냉이 손질 : 냉이를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합니다. 냉이의 뿌리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줍니다.

데치기 : 큰 냄비에 물을 끓입니다. 물이 끓어오르면 손질한 냉이를 넣고 약 30초에서 1분 정도 살짝 데쳐줍니다. 데친 냉이는 찬물에 헹궈 물기를 빼줍니다.

무침 양념 준비 : 큰 볼에 된장 2큰술, 고추장 1큰술 (선택사항), 다진 마늘 1작은술, 참기름 1큰술, 깨소금 1큰술, 고춧가루 1작은술 (선택사항), 설탕 1작은술 (선택사항)을 넣고 잘 섞어 양념을 만듭니다.

냉이 무침 : 물기를 뺀 냉이를 양념 볼에 넣고, 양념이 고루 섞이도록 조심스럽게 무칩니다. 양념이 냉이에 골고루 배이도록 합니다.

완성 : 양념이 잘 배어든 냉이된장무침을 그릇에 담아냅니다. 고소한 맛과 함께 신선한 냉이의 향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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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냉이를 날 것(생채) 그대로 고추장에 무쳐도 씹히는 식감이나 향도 좋습니다. 삼겹살을 드실 때 이렇게 무쳐서 함께 드셔도 근사합니다.


이렇게 냉이된장무침을 만드는 과정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레시피가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냉이로 국을 끓이거나 된장찌개에 넣기도 하는데 냉이 두 뿌리만 된장찌개에 잘게 썰어 넣어도 맛과 향이 전혀 다른 된장찌개가 되지요.


출처: https://osaekri.tistory.com/40 [한사의 문화마을:티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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