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하루와 지금을 소중하게 다루기 위하여
약 5년 전, 난 엄마가 되었다.
아이가 태어난 후 두 돌 전까진 아이에 관한 것이라면 아주 세세한 것들도 기록을 했다.
초등학생 때에는 동네 도서관이 문을 닫을 때까지 책을 읽었고,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중고등학교 시기에는 학교 공부만 했다.
그냥 책을 읽는 게 좋았다.
새 학기에 새로운 교과서를 나누어 주면, 새 학기 국어 교과서를 받은 그 자리에서 다 읽었던 기억이 있다.
대학시절, 일본에서 유학을 했던 터라 한국 책을 읽는 기회는 점점 줄어들었지만 활자(비록 일본어지만)는 계속해서 읽었다. 하지만 일본 내에서 한국인이 적은 지역이라 일상에서 한국어를 접할 기회는 아주 적었다.
그래서 내가 기회를 만들었다.
학교 적응이 끝나자마자 1학년 2학기부터 한국어강사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재외동포를 위한 한글학교를 찾아 자원봉사를 했다. 그리고 순간순간 떠오르는 생각들을 메모장에 기록을 하며 표현의 자유가 있는 ‘나의 언어’에 대한 갈증을 달랬다.
사회 초년생 시절에는 너무나도 바빠, 내 몸 하나 챙길 여유도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렇게 미련하게 눈앞의 것에만 몰두에 냅다 달렸나 싶지만 이미 지난 시간들.
남들은 일부러 비행기 타고 오는 일본, 그것도 도쿄 중심에 살았으면서 집과 회사만 왕복하길 2년.
근교로 여행도 가고 맛집도 찾아다니지. 참.
아주 지긋지긋한 시간들이었지만 몇 년이 흐르니 가끔씩 문득 떠오르며 그리워지는 순간도 있다.
당시 젊디 젊은 20대 초반의 난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았었나. 난 무엇을 좋아했나.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시간이 흘러가며 조금씩 조금씩 기억이 흐려져간다. 아무리 여유가 없었어도 뭐라도 흔적을 남겨놓을걸. 뭐라도 기록해놓을걸 싶다.
전쟁 같았던 사회 초년생 시기를 지나,
몇 번의 이직과 결혼, 이사, 임신, 출산을 겪고
5년 전 난 엄마가 되었고 지금은 중국 상하이에 살고 있다. 그리고 30대가 되었다.
여전히 한국 밖에 있지만 현지 한국도서관과 전자책의 대중화 덕분에 다시 책 읽기에 빠졌다.
흘러가는 시간과 눈에 띄게 자라나는 내 아이를 보며 지금의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떻게 살고 있는지 형태로 남기고 싶어졌다.
내가 누군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
이제야, 나를 알고 싶어졌다.
그리고 그 과정을 찬찬히 글로 남겨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