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수가 없어도 괜찮아
그래, 우리가 금수저나 넉넉한 집안에서 자라 사업을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누군가의 월급을 받으며 꾸준히 자신의 밥값을 증명해야 하는 존재일 것이다.
사회초년생에게 사회인으로서 내딛는 발걸음은 중요하다. 그런데 사회인이 대체 무엇일까? 조직 내에서 무난하게 적응하는 것? 일을 잘하는 것? 예의가 바른 것? 좋은 평가를 받는 것? 다 맞는 이야기긴 하지만, 사회초년생의 사회화는 '관계를 잘 맺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조직이든 사람, 그리고 일과 관계를 잘 맺는다는 것은 모든 일이 잘 풀릴 수 있는 기본 전제와도 같다. 굳이 나누자면 관계는 위에서 말한 것처럼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일과의 관계, 그리고 사람과의 관계.
일과의 관계,
업무의 흐름에 중점을 두자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일반적으로 어떤 조직에서 막내가 할 일이 정해져 있다. 물론, 그 일은 내가 야망을 담아 쓴 자기소개서 속 내용과는 괴리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내게 부여된 업무가 하찮더라도(그리고 설사 참 맘에 들지 않더라도), 주어진 업무를 무난하게 처리하면서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는 것이 필요하다. 지위가 하찮아서 하찮은 일을 시킨다기보다, 이 회사에서는 일을 이런 식으로 한다는 전반적인 밑그림을 익히는 데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입사 초부터 당장의 성과를 논하는 윗사람이라면 미안하지만 베스트 사수나 윗 사람은 아니다. 다만, 적당한 수준의 일을 맡긴다는 건, 조직에 일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만큼 적응할 시간을 주는 것으로 이해한다면 무난한 연착륙을 기대할 수 있다.
종종 앞뒤 없이 '질문을 많이 하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데, 이는 위와 같이 업무의 흐름을 보다가 궁금한 점이 있으면 질문하라는 의미에 더 가깝다. 연차에서 나오는 업무적 스킬은 직장 생활을 하다보면 어느 정도 몸에 익는 부분이기 때문에, 오히려 이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질문이 더 참신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일에 대한 열정보다는 조직 관심에 대한 열정이 사회초년생에게는 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사람과의 관계,
'고맙다', '미안하다'의 가치
회사에서의 협업 가치는 점점 더 중요해지는 것 같은데, 그러다 보니 여러 사람들과 일할 기회가 주어지기 마련이다. 일반적인 업무든 아니면 TF든, 업무나 조직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핑계로 막내가 배치되는 경우가 흔한데, 여기서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일을 대리급보다 잘해서 천재 소리를 듣는 것도 좋겠지만, 아쉽게도 많은 조직에서는 이미 막내들이 생각해 봤음직한 고민들을 거쳤을 가능성이 높다. 사회초년생으로서 가장 쉽게 마음을 열고 가까워질 수 있는 위대한 두 가지 단어가 있다면, 바로 '고맙습니다'와 '미안합니다'이다. 대뜸 이게 무슨 뻔한 소리인가 싶겠지만, 이 두 단어가 가진 위력은 실로 대단하다.
조직 내에서 생활하다 보면 참 피하고 싶은 유형의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그 유형이야 이루 말할 수 없이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몇 개만 꼽자면, '양해 없이 일을 던지기만 한다던가', '자기가 전혀 책임지려고 하지 않는다던가', '함께 일하는 사람 소중한 줄 모른다던가', '인력을 말 그대로 생산 재화로만 본다든가' 등이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습관 들이면 나중에도 좋을 '고맙다'와 '미안하다'를 입에 붙여보자. 이 두 단어는 '말 한마디도 천냥 빚을 갚는다'는 옛 격언을 몸소 느끼게 해 줄 날이 올 것이다. 그리고 굳이 겸허하거나 겸손한 척을 할 필요 없다. 이 두 단어만으로도 당신이라는 사람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갖게 될 테니까.
어떤 일이든 사람이 기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사람은 감정적 동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