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관계를 쌓는다는 것

사수가 없어도 괜찮아

내가 몸담고 있는 회사는 약 400명이 조금 되지 않는 적당한 규모의 조직이다. 곧 400명을 넘어 500명으로 향할 매년 성장하고 있는 회사라 요새는 나도 신규 입사하는 직원들을 다 알지 못할 때가 많다. 이렇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회사는 시니어 이상 레벨에서 고민이 생기는데, 기존 직원과 신규 직원의 조화를 어떻게 이룰 것인지에 대한 문제이다. 나 같은 경우는 기본적으로 TF를 통해 만나게 되는 새로운 사람들에게 최대한 편안한 마음을 갖게 해 주고, 추후 다시 업무 할 기회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중간 관리자로 일하는 나조차도 결과적으로는 좋은 결과물을 내고 원만한 회사 생활을 위해 태생이 뜨뜻미지근한 성격임에도 이렇게 노력하지만, 신규로 입사한 직원들은 이런 부분들에 대한 어려움을 겪거나,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궁금해하는 경우가 있다. 잘하는 친구도 있지만, 개인 성향에 따라 조직 내 구성원과 어떤 관계를 가져가야 할지 난감해하는 경우가 꽤 많다는 이야기다.


어떤 일도 혼자 하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에, 회사에서의 관계 구축은 중요하다. '이런 걸 왜 해야 해? 일만 잘하면 되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업무는 협업이 기반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나도 다가갈 필요가 있다. 사회초년생은 더도 덜도 말고 적당하면 된다. 그 적당한 수준에 대해 살짝 논해본다.


모든 관계의 시작,
대화는 인사와 관심으로 시작

인사에 조금만 신경 써도 직장 생활의 반은 성공이다

사내 메신저를 보다 보면, 크게 2가지 타입의 동료로 나뉜다. 단순히 본인의 대화 목적만을 말하는 사람과 인사로 시작하고 본인의 목적을 말하는 사람이다. 이 차이는 단 한 줄의 문장 차이일 뿐인데, 받아들이는 사람의 기분은 크게 다르다. 어떤 사람은 "안녕하세요, 혹시 어제 논의한 내용은 언제쯤 전달이 가능할까요?"라고 묻는 반면, 어떤 사람은 "안녕하세요, 맛점 하셨어요?"라고 먼저 운을 뗀 후, 목적을 말한다. 한 문장 차이지만 대답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이 두 사람에게 대답하는 내용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더 중요한 건 서로 마주칠 때다. 사회초년생 입장에서 회사 내 모든 사람을 알 턱이 없다. 솔직히 그냥 목례를 하든, 가볍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는 것을 인사받기 좋아하는 꼰대 문화라고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나에 대해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것은 결국 자신한테 돌아오기 때문에 무엇보다 이 '인사성'은 백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인사는 기본이다. 여기에 상대방에 대한 관심이 곁들여진다면 베스트다. 관심이라고 해봐야 별게 없다. 그저 대화를 할 때 아이컨택을 해 주는 것만으로도 지금은 충분한 관심의 표현으로 느껴진다. 어차피 인사할 것이라면 눈을 보고 인사하자. 같은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받아들이는 사람은 크게 다름을 느끼며, 인사에서 대화가 끝날 것인지, 대화가 이어질 것인지까지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상사와의 관계,
쌍방 도리를 지키자

상사와의 관계는 아랫사람으로서 도리를 지키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먼저다. 이 말은 상사의 기분을 맞추려고 노력하거나, 더 튀어 보이려고 노력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상사 입장에서 아랫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신뢰'다. 물론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같은 공간에서 '경제 활동'을 하는 입장에서 신뢰를 주며 일하는 직원이 가장 필요하다. 그 외에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정상적인 상사라면 실제로 그럴 것이다.


하나는 업무 진행 상황에 대해 먼저 공유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묻기 전에 보고하는 것인데, 이는 어쨌든 신경 쓸 것 많은 상사로부터 신뢰를 얻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업무가 진행되는 중간중간 적절히 공유받는 상사 입장에서는 상사 자신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되며 아랫사람이지만 자연스럽게 고마움을 느낄 것이다.


둘째는 퇴근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더 중요해진 부분인데, 퇴근할 때는 적어도 추가적으로 진행 필요한 업무가 있을지 묻고 퇴근하는 습관이다. 요새 신입사원은 밀레니얼 세대 후반부터 Gen-Z까지를 포괄하는 세대인데, 주 52시간제 도입을 이유로 개인 업무가 종료되면 바로 퇴근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물론 개인 일상만큼 중요한 건 없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조직이기도 하다. 법적으로 회사에서 무한 야근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팀원 누구나 적당한 시간에 퇴근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퇴근 의사를 전달하는 것은 아무리 아랫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일종의 예의나 도리로 여겨질 수 있다.


더 바람직한 모습은 상사 또한 본인의 퇴근에 대해 아랫사람에 인지시키는 것이다. 아무래도 출퇴근에 대해 언급하기 부담스러운 사회초년생에게 상사가 먼저 퇴근 의사를 보이거나, 말하기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준다면 더 좋다. 정말 좋다.


주 52시간 제도로 쿨퇴근의 정의가 새롭게 필요해졌다


같은 연차, 동기와의 관계,
최대한 잘 들어주자

사회초년생의 경우, 같은 시기에 입사한 동기가 있는 경우도 있고, 입사 후 본인과 비슷한 시기에 업무를 시작한 동료들을 마주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들과의 관계는 상사와는 또 다른데, 결과적으로 향후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 우호적인 관계를 만들어두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부정할래도, 이 나라는 인맥이 참 중요하다.


동기나 동년배 직원들과의 관계는 무척이나 노력하려는 직원들도 있는데, 멘탈 소모가 적다면 상관없다. 하지만 각자 바쁜 일상을 보낼 가능성이 높아, 이 또한 적당한 것이 좋다. 경험적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잘 들어주는 것이 먼저다.


생각보다 사회초년생은 업무에 대한 불만, 상사와의 갈등, 이성 친구와의 고민, 사내에 떠도는 소문에 취약하다. 그래서 경험적으로 봤을 때 좋지 않은 이야기들이 더 회자되곤 한다. 이럴 땐 최대한 중립적인 입장에서 들어주는 연습을 하자, 나중 일을 생각했을 때 나에 대한 평판이 부정적일 수 있다. 좋은 일이 있다면 누구보다 기뻐해 주자. 동료의 좋은 일과 성공은 두 번 칭찬해 마땅하다. 사회초년생이라면 더욱 그렇다.

고맙다, 미안하다와 함께 잘 된 동료에게 축하하는 자세는 중요하다


아랫사람과의 관계,
입사 때의 나를 떠올리자

사회초년생의 아랫사람이라고 한다면, 1년 차 신입이거나 인턴십 중인 직원일 텐데, 최대한 공감하고 다가가 주자. 결국 나와 유사 업무를 함께 수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쉽지 않지만, 언젠가는 시니어로 성장할 것이기 때문에, 아직 사회생활에 미숙한 친구들에게 본인이 입사했을 때의 기억을 더듬어 함께 고민해주자. 아마도 많이 고마움을 느낄 것이다.


여기서도 중요한 것은 해결책을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최대한 많이 들어주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이들은 본인 이야기를 자유롭게 하기 부담스럽기 때문에, 누구라도 귀 기울여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존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타인은 나와 다르다는 생각이다. 적지 않은 아랫사람들 간 관계에서 본인은 사회초년기에 그렇지 않았는데 아랫사람은 범하는 실수들을 텃새처럼 대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누구나 단점이 있듯 장점이 있다. 보이는 단점은 차분히 인지만 시키고, 그들에게도 배울 것이 있다는 자세로 인간적으로 대하자. 어쩌면 누구보다도 우호적인 내편이 될지 모르는 일이다.


어떤 직급이든 지적하고, 탓하는 사람을 좋아할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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