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다를 찾아서' 되살리기 프로젝트
최후의 만찬에 숨겨진 다빈치 코드의 비밀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오래 전 누군가에게 의해 만들어진 비유이겠지만 어쩌면 그렇게 잘 지어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말입니다. 주로 자기 자식들 걱정할 때 쓰는 표현인데, 자신의 심혈을 기울여 무엇인가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라면 그 대상이 마치 자식처럼 생각되기 때문에 그것들에 빗대어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글 쓰는 사람에게는 자신이 열정을 다해 쓴 글들이 마치 배 아파 나은 자식처럼 여겨질 것입니다. 그 글들이 자신이 읽어도 많이 모자라거나 아니면 읽어주는 독자들에게 혹독한 평가를 받는다면 마치 손가락을 깨물리듯 아프게 느껴지겠지요. 그런데 여기서 또 하나 생각해야 할 것이 있는데 열 손가락을 깨문다고 해서 그것들이 똑같은 정도로 아프게 느껴지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같은 세기로 깨물어도 어떤 손가락은 더 아프고, 어떤 손가락은 덜 아프다는 것이지요.
이 속담이 주로 자식 걱정에 사용된다는 것을 상기해 보면 아마도 배고 낳을 때에 배가 더 아팠던 자식이거나 또한 키우다가 우여곡절을 심하게 겪은 자식이라면 그의 불행이 더 가슴 아프게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만약 내가 쓴 글이라면 그 글을 쓰기 위해 특별히 고심을 더 하였거나 내 감정과 경험을 더 녹여 넣었거나 더 장시간을 할애하여 쓴 글이 주변에서 냉정한 평가를 받을 때에 더 속이 상하겠지요. 우리는 그것을 줄여서 흔히 ‘아픈 손가락’이라고 부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자식이건 아니면 자신이 만들고 이룩해 놓은 무엇이건 간에 한 두 개쯤의 ‘아픈 손가락’이 있게 마련입니다. 일단 이 글에서는 자식 이야기는 빼고 주로 글에 대해서만 말하겠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아픈 손가락’은 제가 브런치에서 처음 발행한 소설인 ‘유다를 찾아서’입니다. 이 글은 사실 거꾸로 제가 쓴 소설들 중 가장 나중에 씌어진 것입니다. 뭐, 항상 그런 것은 아니겠으나 가장 나중에 씌어진 만큼 첫 몇 편의 소설들을 쓰면서 경험했던 시행착오와 미숙함을 조금은 걷어낸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재나 줄거리, 그리고 표현에 있어서도 가장 공을 들였고 제일 긴 시간을 투자했으며 쓴 글을 읽으면서 느꼈던 스스로의 만족감도 가장 컸습니다. 이전 제 글들에서 여러 번 말씀드렸듯이 자기가 쓴 글을 자기가 다시 읽어보면 재미가 없을 수 없습니다만 그래도 제 글을 제가 읽으면서 가장 많은 눈물을 흘렸던 글이기도 합니다. (저만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저는 제 글을 읽으면서 눈물을 흘리는 일이 꽤 있습니다. 일종의 자아도취이지요. 사실 그 맛에 계속 글을 쓰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조회수도 잘 나오지 않고 호응도 별로 없는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끼게 됩니다. 나의 가장 그럴듯한 글을 왜 다른 분들은 알아주지 않을까 하는 서운함도 섞여서 말이지요.
그래서 저는 이 '아픈 손가락'을 보듬어 주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다시 말해서 소위 '망한 글'을 다시 살려내고자 하는 심폐소생술을 해보려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유다를 찾아서' 소설에 독자분들이 더욱 흥미를 느끼시고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도록 소설의 배경과 뒷 이야기들을 소개시켜 드리는 글들을 몇 편 연재하려고 합니다.
"몰라서 안 읽는 게 아니라 재미가 없어서 안 읽는 거야."
"그런다고 우리가 읽을 줄 알아?"
"이미 망한 소설을 가지고 구차하게 왜 그래? 그럴 시간에 노력해서 재미있는 글이나 써 봐."
이렇게 말하는 분들이 많이 계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만둘까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요즘 제가 시간 여유가 조금 있고, 또 제 성격이 미련을 많이 두고 질척거리는 편이라서 남은 한이라도 없이 해보자는 생각에 한 번 시도를 해보자 합니다.
다음 글부터 몇 편에 걸쳐서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최후의 만찬'을 그리던 당시의 상황, 그의 생애, 그리고 그림에 관련된 야사, 정사 들을 간단히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아마 그러한 배경을 아시게 된다면 '유다를 찾아서'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북돋아질지도 모릅니다. 그럼 지금부터 재미있는(저한테만 재미있을지도 모르지만요.) 옛날 이야기들을 전해드리겠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