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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 벽돌 Mar 22. 2022

최후의 만찬에 숨겨진 다빈치 코드의 비밀-13

'유다를 찾아서' 되살리기 프로젝트

3. 마리아 복음서 

마리아 복음서는 막달라 마리아의 관점에서 예수의 행적을 전한 복음입니다. 현재 남아있는 마리아 복음서의 텍스트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요, 첫 부분은 부활한 예수와 제자들의 문답을 묘사합니다. 예수가 육체와 죄에 대한 제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습니다. 매우 형이상학적이라서 저는 이해하기 힘들더라고요. 하여튼 문답을 마친 예수는 제자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면서 잘못된 길로 인도하려는 자들을 경계하라고 훈계하고, 가서 하늘나라의 복음을 전파하라고 명령합니다. 그러나 그가 떠나자 남성 제자들은 슬퍼하며 의심하고 동요합니다. 막달라 마리아는 매우 의젓하게 그들을 위로하며 그들의 마음을 돌려 선과 예수의 말씀을 생각하게 합니다.


둘째 부분에서 막달라 마리아는 그녀가 예수에게서 받은 특별한 계시를 묘사합니다. 베드로의 요청을 받고 그녀는 제자들에게 그들에게 '그녀는 알고 그들은 모르고 있던' 일들을 이야기합니다. 그녀의 지식은 예수의 환상과 그와 단 둘이 나눈 대화를 바탕으로 하는 것입니다. 애석하게도 이 부분은 네 페이지가 소실되었기 대문에 막달라 마리아의 계시는 시작 부분과 끝 부분만이 남아 있습니다. 이 또한 내용이 어렵고 최후의 만찬과는 연관성이 적어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보셔도 되겠습니다.

마리아 복음서


마리아의 설명이 끝나자 안드레아와 베드로가 반박에 나섭니다. 반박의 근거는 두 가지입니다. 안드레아가 먼저 이들 가르침에 의문을 표합니다. 그리고 베드로가 예수가 그런 문제를 한낱 여자에게만 이야기하고 남자 제자들에게 감추었을 리가 있겠느냐고 따집니다. 그러나 레위가 나서서 이들을 말리고 나섭니다. 마치 적을 대하듯이 막달라 마리아와 다투려 한다고 베드로를 질책하며, 예수가 그녀를 다른 제자들보다 더욱 사랑했다고 인정합니다. 그리고는 부끄러운 줄 알고,  예수가 일렀듯이 가서 복음을 전파하자고 합니다. 그들은 즉시 전도에 나서고 거기서 글이 끝납니다.


막달라 마리아와 베드로의 갈등은 토마스 복음과 '신앙의 지혜', 그리고 '이집트 복음'에서도 역시 찾아볼 수 있는데, 2세기 교회에 감돌던 긴장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베드로와 안드레아는 신비적인 환상을 부인하고 여성이 사제가 되는 것을 반대하는 정통파 교회의 입장을 대변합니다. 마리아 복음서는 막달라 마리아의 언행을 통해 이런 입장을 정면으로 공격합니다. 막달라 마리아는 예수가 사랑한 자이고, 사도 전승보다 우월한 지식과 가르침을 소유했다는 것입니다. 그녀의 우월함은 환상과 그녀만이 받은 계시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동요하는 제자들에게 힘을 주어 그들을 선의 방향으로 돌려놓는 능력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를 바탕으로 '다빈치 코드'에서는, 남성 제자들을 대표하는 베드로와 여성인 막달라 마리아의 대립이 향후 벌어질 기독교 포교의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 하는 것으로 발전하였다고 주장합니다 이것이 최후의 만찬 벽화에서 막달라 마리아(사실은 사도 요한)의 목을 날카롭게 노리는 베드로의 왼손이 상징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막달라 마리아. 그녀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요?

자, 그럼, 마리아 복음서에서 제가 흥미롭게 읽은 부분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예수가 떠나고 난 후 상황입니다.)

...... 그러자 마리아가 일어나서 그들에게 인사를 하고 형제들에게 말했다. "울지 말고 슬퍼하지 말라. 흔들리지도 말라. 주님의 은총이 언제나 너희와 함께 하시며 너희를 보호하실 것이다. 대신 주님의 위대함을 찬양하자. 그분께서 우리를 준비하고 우리를 사람으로 만드셨다." 마리아가 이렇게 말하자 그들의 가슴은 선을 향했고 그들은 [주님]의 말씀을 논하기 시작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예수가 떠난 후 동요하는 남자 제자들을 다독이고 격려하는 마리아의 의젓함이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베드로가 마리아에게 말했다. "자매여, 우리는 주님께서 너를 여자들 중에 가장 사랑하셨음을 알고 있다. 네가 기억하고 있는 주님의 말씀을 우리에게 이야기해 달라. 너는 알고 우리는 모르는 것, 우리는 듣지 못한 것을 알려달라." 마리아가 대답하길 "너희로부터 감추어져 있는 것을 말하겠다." 그리고는 이런 말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주님의 환상을 보고, 그분에게 "주님, 제가 오늘 주님의 환상을 보았습니다."라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예수께서 대답하시길 '너에게 하늘의 축복 있으라. 너는 나를 보고도 동요하지 않았다. 마음이 있는 곳에 보물이 있다.' 내가 여쭈었다. '주님, 환상을 보는 자는 어떻게 해서 봅니까, 영혼을 [통해서]입니까, 혹은 정신을 통해서입니까?'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영혼을 통해서도 보지 않고 정신을 통해서도 보지 않으며, 둘 사이에 [있는] 마음을 통해서 본다. 그것이 환상을 보는 [것이며], 그것은 [......]'"

베드로가  '마리아만 알고 자신들은 모르는 것'을 말해달라고 합니다. 그녀는 그만큼 예수에게서 사랑받았던 제자이었기 때문입니다. 마리아는 이 질문에 대해 그녀가 경험한 환상을 설명하고 예수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렇게 말하자 마리아가 입을 다물었다. 주님이 그녀에게 말씀하신 것이 여기까지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드레가 말을 받아 형제들에게 말하길 "너희는 이 여자가 한 말에 대해 [하고 싶은 대로] 말하라. 적어도 나는 주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 그런 가르침들은 명백히 이상하다." 베드로가 말을 받아 비슷한 말을 했다. 그는 그들에게 주님에 대해 물었다. "그분이 정말로 우리도 모르게 [그리고] 은밀하게 여자에게 말씀하셨다는 말인가? 우리가 모두 저 여자의 말을 들어야 하는가? 그분은 우리보다 저 여자를 선호하셨단 말인가?"

안드레아와 베드로가 시기심을 느꼈는지 마리아가 전한 예수의 말씀을 부정하고 나섭니다. 당시 남성우월주의에 젖어 여성이 사제가 되는 것을 부정했던 정통 기독교 교회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마리아가 흐느껴 울며 베드로에게 말했다. "형제 베드로여, 무슨 생각인가? 내가 내 가슴속에서 혼자 생각해낸 일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주님에 대해 내가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는가?" 레위가 나서서 베드로에게 말했다. "베드로여, 너는 늘 성질이 급하다. 너는 적을 대하듯이 저 여자와 다투고 있다. 주님이 저 여자를 가치 있게 하셨다면, 네가 누구이기에 그녀를 거부하는가? 주님은 실로 그녀를 잘 알고 계신다. 그분은 우리들보다 그녀를 더욱 사랑하셨다. 오히려 우리는 부끄러워하며 완벽한 사람을 가장하고, 그가 우리에게 명했듯이 스스로 그를 얻어, 복음을 전파하도록 하자. 주님이 말씀하신 것 외에 어떤 규칙이나 법도 정하지 말자." [......]하고, 그들은 나아가 소리 높여 전도했다.

마리아는 의심을 품는 안드레아와 베드로의 도발에 억울함을 호소합니다. 레위가 그녀를 옹호하며 '예수가 다른 제자들보다 마리아를 더욱 사랑하셨기에' 그녀의 말에 신빙성이 있으며 자신들은 예수가 정해준 소임대로 복음 전파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예수가 마리아를 가장 사랑하셨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그녀는 대체 누구일까요? 그녀와 예수는 어떤 관계였을까요? 다음 글에서 알아보겠습니다.

(계속)


*제가 이 분야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고 섣부른 평가를 하기도 어려워 댄 버스틴의 "다빈치 코드의 비밀"에 실린 글들을 많이 인용하였습니다. 더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구입해서 따로 읽어 보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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