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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 벽돌 Mar 21. 2022

최후의 만찬에 숨겨진 다빈치 코드의 비밀-12

'유다를 찾아서' 되살리기 프로젝트

나그함마디에서 발견된 13권의 파피루스 코덱스와 낱장들에는 영지주의 문서 52편, 헤르메스 주의 문헌(Hermetica)의 문서 3편, 그리고 플라톤의 '국가'의 번역본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 문서들은 도대체 어디서 유래되어 왜 깊은 동굴 속 단지에 묻혀있었던 것일까요? 아직까지 정설은 없지만 이 문서 전체의 영어 번역판을 발간한 제임스 로빈슨은 이렇게 추정합니다. 원래 이 코덱스들은 나그함마디 마을 근처에 있었던 파코미아 수도원(Pachomian monastery)에 속해 있었는데 서기 367년 대주교 아타나시우스가 정경으로 채택되지 못한 문서들에 대해 대대적인 정죄를 시작함에 따라 훼손을 피하고자 몰래 이곳에 숨겨 놓았다는 것입니다. 아무튼 이 말이 사실이라면 사상의 다양성을 존중하던 일부 수도사들에 의해 귀중한 문서들이 1600년이 지난 현재에 전해지게 된 것입니다. 감사한 일이네요.


이 문서들은 모두 콥트어(고대 이집트어에 이은 후대 이집트어로 현재는 구어로서는 수명을 다하였습니다.)로 기록되어 있는데, 복음들이 원래 콥트어로 기록되지는 않았을 것이므로 아마도 그리스어 원본을 콥트어로 번역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문서들에는 토마스 복음, 필립 복음, 마리아 복음 외에도 진리의 복음 및 '위대한 영의 선서'라는 이집트 복음이 있습니다. 또 다른 것으로는 야곱 외경, 바울 계시록, 필립에게 보내는 베드로의 서, 베드로 계시록 등 예수의 제자들이 썼다고 하는 글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본의 작성 연대에 대해서는 논란이 거의 없는데, 가죽 장정을 두껍게 하기 위해 사용된 양피지와 콥트어 글자체로 볼 때 서기 350-400년경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렇다고 원본이 이때 씌어졌다는 것은 아닙니다. 아직도 논란은 있으나 아무리 늦어도 서기 120-150년 전에 씌어진 것이 틀림없는 텍스트들도 있습니다. 그 증거로 이미 말씀드렸던 180년 경에 리옹 주교 이레나이우스가 말한 "이교도들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보다 더 많은 복음서를 가지고 있다"고 으스댄다며, 당대에 이미 그런 글들이 갈리아에서 로마, 그리스, 소아시아까지 널리 퍼졌다고 불평한 사실을 들 수 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이집트 정부는 코덱스라고 불리는 열세 권의 책 중에서 한 권을 사고 열 권 반을 압수해서 카이로의 콥트 박물관에 보관했습니다. 그러나 다섯 편의 엄청난 텍스트가 담겨 있는 마지막 열세 권째 코덱스의 대부분은 이집트 밖으로 반출되어 미국 시장에 공개되었습니다. 제임스 로빈슨(James Robinson)은 클레어몬트 대학원의 종교학 명예교수이자 초기 기독교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로서 나그함마디 문서의 편집 총책임자가 되어 잃어버린 복음서를 되살리는 작업을 지휘했습니다. 제가 지금부터 말씀드리는 복음서들은 그가 편집 총책임을 맡은 '나그함마디 문서'의 제3 개정판에 기초한 것입니다. 또한 해설과 번역은 댄 버스틴이 엮은 '다빈치 코드의 비밀'에서 인용한 것입니다. 그럼 여러분들이 깜짝 놀라실 만한 내용을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우선은 각 복음서의 해설을 해드리고 시간 관계상 제 글을 읽으실 때에 도움이 될 만한 주요한 부분만을 언급하겠습니다. 다만 주의하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미 말씀드렸다시피 다음에 나오는 것들은 영지주의자들의 복음서라서 현재 정통 기독교도분들에게는 불편하고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저는 종교학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어 제가 드리는 말씀이 오류를 많이 내포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감안해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이 내용에 대해 더 정확한 지식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댓글을 통해서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1. 토마스 복음서

토마스 복음서는 예수의 말씀을 모아놓은 어록입니다. 대개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는 말로 시작하고, 간혹 제자의 질문이나 말로 시작할 때도 있습니다. 마치 '논어'의 구성과 흡사합니다. 이 복음서의 저자는 디뒤모 유다 도마(Didymos Judas Thomas)라고 하는데 '쌍둥이' 유다 도마라는 뜻입니다. 시리아에서는 (유다) 도마는 예수의 형제로, 동방의 교회들, 특히 에데사 교회를 세운 사람이라고 전해집니다. 글쎄요. 예수에게 쌍둥이 동생이 있었다니 의외입니다.

토마스 복음에 나오는 내용 중 다수는 신약성서의 복음서, 즉 공관복음(마태오, 마르코, 루카)뿐만 아니라 요한복음에도 유사하게 등장합니다. 특히 요한복음서와는 놀라울 정도로 유사합니다. 

여기서 제가 생각하기에 특이한 부분은 아래와 같습니다.

토마스 복음서


(3)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 하늘나라는 너희 안에 있고, 너희밖에 있다. 너희가 너희 자신을 알게 되면, 그때 너희는 알려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살아 계신 아버지의 아들이 바로 너희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러나 너희 자신을 알지 못하면, 곤궁 속에 살 것이고, 그 곤궁이 바로 너희일 것이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자신을 알게 되면 그리스도가 될 수 있다는 영지주의 철학을 보여주는 말입니다.


(114) 시몬 베드로가 그들에게 말하길, "마리아를 내보내자. 여자들은 생명을 받을 가치가 없다."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몸소 이 여자를 이끌어 남자가 되게 하여, 이 여자가 너희 남자들과 비슷한 살아 있는 영혼이 될 수 있게 하리라. 자신을 남자가 되게 하는 여자는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갈 것이다."

예수는 진정 시대를 앞선 페미니스트였던 것일까요? 막달라 마리아가 여성이지만 예수 사후에 예수 운동의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근거가 되는 부분입니다.


2. 필립 복음서

필립 복음서는 인간의 고난과 사후의 삶이라는 발렌티누스적 개념의 맥락에서 성사(聖事)의 의미와 가치를 논하는 말들을 모아놓은 글입니다. 신약성서의 정경 복음과 마찬가지로 경구와 유추, 권고, 논쟁, 문답, 예수의 말씀, 성서 주해, 교리 등 다양한 어법을 구사합니다. 연상과 일련의 대비들, 또는 주제어 등을 통해 약간의 연속성을 찾을 수는 있지만 사고의 흐름은 두서가 없고 뒤죽박죽이며 심지어 전혀 새로운 화제가 등장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는 자주 그녀의 입에 입을 맞추었다"는 유명한 구절이 등장하는 바로 그 복음서입니다. [ ] 부분은 단어의 일부가 소실되어 유추한 것,....... 부분은 양피지가 찢어져 소실된 부분입니다.

필립 복음서


... 사람들이 "마리아는 성령에 의해 잉태했다"고 말했다. 이것은 틀린 말이다. 그들은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고 있다. 여자가 여자에 의해 잉태한 적이 있는가? 마리아는 처녀이고, 그 어떤 힘으로도 더럽혀지지 않았다. 유대인들은, 사도들은 마리아를 몹시 혐오한다. 어떤 힘으로도 더럽혀지지 않은 처녀...... 그 힘들이 스스로 더럽힌다. 그리고 다른 아버지가 없었더라면 주님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라고 말씀하시지 않고, 그저 "내 아버지"라고 하셨을 것이다.

마리아가 성령에 의해 잉태되어 예수를 낳으심을 부정하는 어마어마한 말입니다.


'불모'라고 불리는 지혜에 관하여 말하자면, 그녀는 천사들[의] 어머니이다. 그리고 [......] 반려는 막달라 마리아이다. [......] 제자들 중에서도 그 여자를 가장 [사랑했으며], [자주] 그 여자의 [......]에 입을 맞추곤 [했다]. 다른 [제자들.......] "어째서 저희 중에서 저 여자를 가장 사랑하십니까?'라고 여쭈었다.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내가 어째서 저 여자를 사랑하듯이 너희를 사랑하지 않겠느냐? 장님과 눈이 보이는 사람이 함께 어둠 속에 있으면, 두 사람은 아무런 차이가 없다. 그러나 불을 밝히면, 눈이 보이는 사람은 빛을 볼 것이고 장님은 여전히 어둠 속에 있을 것이다."

결혼의 신비는 위대하다! 그것이 [없이는] 세계가 [존재하지 못할] 것이다. [세계의 .......] 존재, 그리고 [...... 결혼의] 존재 [......], [...... 그 관계]를 생각해 보라. 왜냐하면 그것은 [......] 힘을 소유하기 때문이다. 그것의 이미지는 [더러움]으로 되어 있다.

예수와 막달라 마리아의 결혼설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된 부분입니다.


정말 충격적이지요? 다음 글에서는 마리아 복음서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계속)


*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를 읽은 분들이라면 이미 아시는 내용이라서 충격은 덜할 것 같습니다. 다음 편도 기대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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