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띄어 쓰기] 도와줘요, 하이드 양(孃)

독자분들께 드리는 말씀

by 파란 벽돌

볼품없는 소설을 꾸준히 읽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도와줘요, 하이드 양'은 본래가 짧은 단편 소설인데 그나마도 더 작게 조각내어 발행하고 있습니다. 제목에서 짐작하셨듯이 약 한쪽짜리 분량으로요. 그 이유는 저도 그렇지만 요즘은 많은 분들이 긴 글을 읽는데 익숙하지 않으시기 때문입니다. 그런 분들이 재미도 없는 제 소설을 읽으면서 느끼시게 될 필요없는 지루함과 인내심을 덜어드리기 위함이라고나 할까요. 만약 진득하게 긴 글을 읽어야 직성이 풀리는 분들이 계시다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그분들께는 뭔가 모자란 듯한 분량의 글을 통해 적절한 아쉬움과 궁금증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생기더군요. 제 이기적인 생각이지만 말이지요.

이 소설은 약 1년 반 전에 쓴 것입니다. 읽으면서 아셨겠지만 누구나 가지고 있을 인격의 다중성에 관한 것입니다. 어렸을 때 저는 제가 바라보는 '나'와 남들이 바라보는 '나' 사이에 큰 괴리가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원래 소심하고 내성적인 저를 남들은 활달하고 적극적이라고 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어떨 때에는 소심한 제가 남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기 위해 일부러 괴로운 노력을 하고 있기도 했고, 또한 내가 '나'를 바라보는 선입견을 모두 씻어내고 새로운 '나'로 다시 태어났으면 하는 욕구를 가지기도 했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는 '하이드 양'과 같이 본능에 충실한 '나'와 '지도희'처럼 이성적인 '나'와의 갈등도 많았습니다. 대부분은 이성적인 '나'에 가까운 어느 정도에서 타협점을 찾았지만 말이지요. 그러면서 자신했었습니다. 인간의 정신력은 매우 강인하므로 내 속에 숨어있는 수많은 '나'들 중에서 사색과 고뇌를 통해 나의 의지로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을 갖출 수 있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생각은 우연한 기회에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습니다.

이 글을 쓰기 얼마 전 저는 심한 불면증과 그로 인한 불안으로 신경 안정제를 잠시 복용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약은 대충 좁쌀만한 크기였는데, 그 조그만 알약 하나가 '나'를 얼마나 급격히 바꾸어 버리는 지를 경험한 것입니다. 숭고한 인간의 정신이 과학이 만들어낸 그저 보잘 것 없는 알약 하나에 무릎을 꿇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러면서 혼란에 빠졌습니다. 잠 못 이루고 불안에 떨던 '나'가 '나인지 그 좁쌀만한 알약에 통제되어 만들어지는 '나'가 나인지 말이지요. 그렇게 저는 의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나'의 모습 중에서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을지, 그리고 만약 찾아내었다면 그것이 바로 '나'인 것을 확신할 수 있을지 말입니다. 또한 '나'중의 누군가가 행한 일을 또다른 '나'가 이해해 줄 수 있을지, 그런 '나'들이 어떻게 화해할 수 있을지도 궁금했습니다.

던지는 질문에 비해 글은 깃털처럼 가볍습니다. 제 필력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부족한 글이지만 내치지 마시고 나머지 부분도 재미있게 읽어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