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로의 초대
성당에서 작업장으로 돌아오는 길 역시 광장을 지나야 했다. 좁은 골목으로부터 광장이 열리는 그곳에 ‘유디트와 홀로페네스’ 동상이 있었다. 미켈란젤로가 다비드를 대신 설치하고 싶어 하는 바로 그 자리였다. 그는 광장을 지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잠시 고개를 들어 유디트상을 쳐다보았다.
“나의 다비드는 이곳에 우뚝 세워져야 한다. 피렌체 시민 모두가 하루에 한 번 이상 지나는 이곳, 피렌체를 찾는 이탈리아인, 아니 세계인들이 반드시 들러야 하는 이 시뇨리아 광장, 그리고 광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이곳에 반드시 저 유디트를 대신하여 설치되어야 한다. 그래, 그것을 위해서라면 프레스코 아니라 더한 일이라도 할 수 있어.”
미켈란젤로는 이제 돌아서서 작업실로 향했다. 다비드의 마무리 작업이 한창인 지금이다. 해가 지기 전에 활 모양 끌로 다비드의 머리카락을 한 올 한 올 새겨 넣어야 한다.
발길을 서두르는 그의 앞, 광장 한 구석에 떠들썩한 사람들 한 무리가 출렁거렸다. 둥그런 인파 한가운데에, 시민들에 둘러싸인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보였다. 미켈란젤로는 눈살을 찌푸렸다.
‘저 시기심에 가득 찬 게으름뱅이 늙은이, 저기서 뭐 하고 있는 거야?’
레오나르도를 둘러싼 시민들이 외쳤다.
“오, 레오나르도, 은총 받은 화가여. 저희가 마침 단테(신곡의 작가)의 시를 읽다가 이해되지 않는 구절이 있어 당신께 여쭤보고 싶습니다. 당신은 그림뿐 아니라 철학, 역사, 군사학, 의학에까지 모르시는 게 없다고 들었으니 이 시구가 무엇을 뜻하는지 금방 아실 수 있겠지요?”
“무슨 과찬의 말씀을…. 자신은 없지만, 이 늙은이가 한번 보겠소.”
레오나르도는 인자한 웃음을 지으며 시집을 받아 들려했다. 그때 마침 그의 눈에 그곳에 다가오고 있는 미켈란젤로가 들어왔다. 레오나르도는 젊은 작가를 환영하며 반가운 미소를 지었다.
“아, 마침 저기 위대한 미켈란젤로가 오고 있군요. 이러는 게 어떻겠소? 우리 경이로운 피에타와 다비드의 조각가에게 물어보는 것이. 하느님은 당신과 필적할 만한 솜씨를 그에게 내리셨으니 그는 아마 설명해 줄 수 있을 겁니다.”
“오, 그게 좋겠군요.”
사람들은 레오나르도로부터 단테의 시집을 되받아 들고 그들에게 곧장 다가오고 있는 미켈란젤로에게로 향했다. 그러나 미켈란젤로는 그들을 무시하며 시집을 손으로 툭 쳐냈다. 웃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의 얼굴은 점점 붉게 달아올랐다. 턱밑에 수북한 그의 수염이 마치 거센 파도처럼 일어서는 것 같았다. 그의 입술이 꿈틀거렸다. 그는 레오나르도를 노려보며 외쳤다.
“레오나르도, 이 교활한 늙은이, 어디를 도망가려 하시오. 그 잘난 당신 입으로 직접 설명해 주시오. 귀족들에게 아첨할 때는 한없이 부드럽던 그 혀가 지금은 어찌 그리 굳어버렸소?”
미켈란젤로를 반기던 레오나르도에게 이유를 알 수 없는 비난은 너무도 갑작스러운 것이었다. 그의 얼굴에서는 웃음기가 가셨다.
(계속)
* 아름다운 예술 작품들과 함께 하는 이탈리아 여행을 즐기고 계신지요? 레오나르도 다 빈치로 향한 미켈란젤로의 분노는 어떤 사건들을 만들어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