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로의 초대
“오, 미켈란젤로, 위대한 조각가여, 그게 무슨 말이오?”
“나는 당신이 밀라노에서 한 짓을 잘 알고 있소. 프란체스코 스포르차 공의 기마상을 의뢰받고, 점토 모델까지 만들었으면서 주조할 자신이 없어 도망쳤다는 것을 말이오. 나 같으면 수치스러워 그렇게 고개를 들고 다니지 못할 것이오. 그런 주제에 신이 주신 내 솜씨에 시기심을 품고 다비드를 지붕 밑 라기오에 처박아둘 궁리나 하고.”
“기마상을 완성하지 못한 것은 밀라노가 프랑스군의 침략에 대항할 대포를 만드느라 구리를 다 써버렸기 때문이었소. 당신이 알다시피 주조하는 것은 시간문제였단 말이오. 나도 그것이 영 아쉬워 요즘도 밤잠을 뒤척이곤 하오. 만약 완성되었다면 다비드만한 명작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되어서 말이오.”
“뭐? 나의 다비드에 비교하다니. 바보 같은 밀라노 사람들은 교활한 당신 말을 잘도 믿었겠지? 하지만 피렌체에서도 그런 얄팍한 수가 통할 것이라 착각하지 마시오. 나 위대한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가 있는 한 그럴 일은 없을 것이오.”
한참을 쏘아붙인 미켈란젤로는 돌아서서 멀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그의 분은 아직도 풀리지 않았다. 고개를 돌리고 뭉툭한 손가락으로 레오나르도의 얼굴을 가리켰다.
“그리고 한 번만 내 자식 같은 다비드를 라기오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당신 코도 내 코처럼 비뚤어지게 해 주겠소. 아첨에 능숙한 당신의 입술도 똑같이 말이오.”
레오나르도는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똑같이 피렌체 출신이라고는 하나, 성장한 미켈란젤로와 그가 함께 피렌체에 머문 것은 최근 2년여에 불과하다. 그 2년 동안에도 거리에서 몇 번 스치기만 했을 뿐 따로 만난 적도, 대화한 적도 없었다. 그런 미켈란젤로가 왜 그리 자기에게 화를 내고 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오 주여, 무례한 미켈란젤로를 용서하소서”
레오나르도를 둘러싼 피렌체 시민들이 중얼거렸다. 그들은 안쓰러운 눈빛으로 레오나르도를 위로하고 있었다.
(계속)
* 결국 의심 많고 성미 급한 미켈란젤로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레오나르도에게 수모를 주었군요. 레오나르도는 이 철부지 젊은 작가에게 어떤 복수를 하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