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로의 초대
‘전사 교황’이라 불리는 율리우스 2세가 새로운 교황으로 선출되면서 이탈리아 땅에 전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시민군 창설을 서둘러야 한다. 그러려면 하루빨리 안기아리 전투의 벽화를 본 평의원들이 용병 체제의 모순점들을 상기하여 시민군 창설에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예수님을 되살려냈다는 그의 재주로 그려진 벽화는 수만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신하고, 마키아벨리의 설득을 웅변해 줄 것이다. 레오나르도를 재촉해야 한다. 돈으로도 위협으로도 그를 서두르게 하는 방법은 없다. 남은 방법은 오직 하나. 예술가로서의 경쟁심을 자극하는 것이었다.
“저 나머지 벽에는 미켈란젤로가 ‘카시나 전투’를 그릴 예정이오. 피렌체의 위대한 두 거장의 대결이라니 볼만할 것 같지 않소? 나는 당신이 내년 이맘때까지 그림을 완성해주면 좋겠소.”
“예, 미켈란젤로가요?”
레오나르도의 미간에 깊은 주름이 잡혔다. 밀라노에서 예수님을 부활시킨 은총 받은 대화가, 그를 자극하여 재촉할 수 있는 것은 피에타와 다비드의 아버지 미켈란젤로뿐이다.
“알겠습니다. 최선을 다해 서둘러 보겠습니다.”
마키아벨리의 정보원들은 며칠 전, 광장에서 벌어진 일을 그에게 보고해 왔다. 그는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모두가 보는 광장에서 다짜고짜 레오나르도에게 심한 모욕을 줬던 미켈란젤로. 조각가로 유명한 미켈란젤로가 프레스코의 화가로서 레오나르도의 맞은 편 벽에 또 다른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다비드와 같은 명작이 프레스코로 탄생한다면 이제 이탈리아 시민들은 레오나르도가 아닌 미켈란젤로를 신이 내린 예술가로 찬양하게 될 것이다. 아무리 마음씨 너그러운 레오나르도라도 그것을 감당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서기관은 일부러 우리 두 사람의 경쟁심을 자극하여, 극한의 능력까지 뽑아낸 두 편의 대작을 얻으려는 속셈이었군. 정말 무서운 사람이야. 그렇다면 질 수는 없지. 미켈란젤로, 그 거만한 꼬맹이에게, 그리고 시민들에게 진정한 거장의 대작이란 무엇인지 보여주는 수밖에.’
레오나르도는 서기관의 손에 입을 맞추고 팔라쵸를 나섰다. 오랜만에 그에게 예술가의 투지가 불타올랐다.
(계속)
* 미켈란젤로에게 수모를 당했던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제대로 된 복수를 할 기회가 마련되었네요. 그렇다면 미켈란젤로에게는 이 대결이 어떻게 생각되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