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가 망한 뒤, 엄마에게 쏟아낸 말

by Osera


화장품 가게가 망하고
엄마 통장은 다시 텅 비었다.


엄마는 아파서
힘든 일을 할 수 있는 상태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또 무언가를 하려고 했다.


하지 말라는 일은 꼭 하고
결국 또 망하고.


나는 그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화가 나서 한동안
엄마를 잘 보지 않았던 것 같다.


왜 인생을 맨날 저렇게 사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때 나는
화를 참지 못하고
엄마에게 말을 쏟아냈다.


“엄마 계속 그런 일 하면
엄마 주변에 또 똑같은 사람들만 꼬이는 거야.”


“엄마가 자기들 때문에 망한 걸 보고도
또 와서 이렇게 판매하는 게 정상이야?”


“이제 그만하면 안 돼?”


나는 계속 말했다.


“집안의 사소한 것들까지
다 다단계 물건으로 채워져 있잖아.”


“그 사람들이 피가 맑아진다면서 파는 약은 먹으면서
왜 병원에서 준 약은 안 먹어?”


“나는 그거 보기가 싫어.”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말까지 했다.


“우리 이제 그냥
평범하게 살면 안 돼?”


“엄마는 한번 죽다 살아온 인생이잖아.
이제는 좀 다르게 살아보면 안 돼?”


엄마가 지금
힘든 일을 할 수 없는 상태라는 걸
나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나는 말을 멈추지 못했다.


엄마가 보험금으로
그 사람들 말에 현혹되지 않고
그냥 편하게 쉬었으면


나는 이런 말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때의 나는
정말 모든 것이 짜증이 나 있었다.


원래 같았으면
엄마도 나에게 뭐라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수술을 한 뒤로
우리는 서로 화를 내지 않으려고
조심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날은
참고 있던 감정들이
한 번에 터져버린 것 같았다.


사실 나는 다른 이유로도

화가 나 있었는지도 모른다.


엄마가 지금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데
또 이렇게 망해버리면
결국 내가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올 것 같았다.


그 생각이
나를 더 예민하게 만들었다.


말을 다 쏟아내고 나서
엄마 얼굴을 봤다.


엄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창밖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 순간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내가 이렇게까지
화낼 일은 아니었는데.


엄마 돈을
엄마가 쓴 거라고 생각하면 되는 건데


나는 혹시
나에게 피해가 올까 봐
화를 냈던 것 같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걱정하며
지레 겁을 먹고
화를 냈던 것 같았다.


엄마 인생은
엄마 인생인데.


어쩌면 그 선택이
엄마에게는
마지막 선택이었을 수도 있는데.


그 생각이 들자
바로 후회가 밀려왔다.


그냥
화내지 말걸.


누구보다 속상한 사람은
다 잃은 엄마였을 텐데.


어쩌면 나는 지금까지
엄마를 용서하지 못했던 것이 아니라


나에게 피해가 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놓지 못했던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