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손을 처음 본 날

by Osera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다시 엄마 집에 갔다.


엄마는
식당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엄마는 요리를 정말 잘한다.


나는 아직도
엄마가 해준 음식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엄마가
식당에 취업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고 했다.


전화를 하면
나이 때문에 어렵다는 말을
먼저 들었다고 했다.


그래서 엄마는
전화를 하지 않고
용기를 내어
직접 가게를 찾아갔다고 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
면접을 보고
그렇게 일을 시작했다고 했다.


다행히
엄마는 요리를 잘했고
음식 맛도 좋았다.


그래서 엄마는
그 식당에서 일을 할 수 있었다.


그때부터
엄마는 조금 달라진 것 같았다.


예전에는
엄마가 철이 없다고
느낄 때가 많았다.


그런데 그때의 엄마는
어딘가 조금
단단해진 사람 같았다.


어느 날 퇴근하고
엄마 집에 들렀다.


그때 식탁 위에
엄마 손이 눈에 들어왔다.


엄마 손이
많이 쭈글쭈글해져 있었다.


그 손을 보는 순간
이상하게 마음이 멈췄다.


그날 처음으로
엄마의 시간이
많이 흘렀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그때
나도 많이 달라졌다는 걸
느꼈다.


내 마음속에 있던
원망을
조금씩 내려놓고 있었다.


엄마와 함께할 시간을
조금씩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이 약해진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엄마의 이해할 수 없었던
지난 시간들을
천천히 떠올려 보게 되었다.


돌이켜보니
나는 엄마에게
좋은 말을
많이 해주지 못했다.


엄마가 힘들 때 위로 한마디
제대로 해주지 못했던
시간들이 떠올랐다.


그때 처음으로
내가 조금
부끄러워졌다.


엄마의 손은
식당 일을 하면서
많이 쭈글쭈글해졌고
세월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날 내가 본 엄마의 손은
내 기억 속에서
가장 예쁜 손으로 남아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