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사이가 조금씩 괜찮아지고 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이렇게까지 오래
엄마를 원망하면서 살았을까.
돌이켜보면
나는 늘
엄마를 이해하기보다는
판단하려고 했던 것 같다.
엄마가 했던 선택들,
엄마가 살아온 방식들,
그 모든 걸
나는 내 기준으로만 바라봤다.
그래서
이해되지 않는 순간마다
그걸 그대로
서운함으로 쌓아두고 있었다.
그게 쌓이고 쌓여서
결국
원망이 된 것 같았다.
그때의 나는
엄마를 하나의 사람으로 보기보다는
그저
‘내가 기대하고 바라던 엄마’로만
보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 기대에서 벗어날 때마다
더 크게 실망했고
더 오래 마음에 남았다.
그런데
조금 거리를 두고 나서야
보이기 시작했다.
엄마도
그저
자기 삶을 버텨내고 있던 사람이었다는 걸.
잘하려고 했던 순간도 있었고
잘 안 됐던 순간도 있었고
그 사이에서
계속 흔들리고 있었던 사람이라는 걸.
그걸 알고 나니까
이상하게도
화가 조금씩 빠졌다.
대신
이런 생각이 남았다.
나는
너무 오래
이해하지 않은 채로
부모를 원망하고 미워하고 있었구나.
그래서
조금은
아쉽기도 했다.
그 시간을
조금만 더 일찍
다르게 볼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지만
지금이라도
알게 된 게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제는
엄마를
조금 덜 미워하고
조금 더 이해하려고 한다.
그렇게 생각하게 되면서
이상하게도
내 마음도 같이 달라졌다.
예전보다
조금은 덜 날카로워졌고
조금은 더
여유가 생긴 것 같았다.
시야가 달라지니까
같은 일도
다르게 받아들이게 됐다.
엄마를 이해하려고 했던 시간이
결국
나를 바꾸고 있었던 것 같다.
그걸로
충분한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