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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라이더 Aug 15. 2018

감성 스크랩 #70

기억편


대학을 졸업한지 벌써 꽤 시간이 흘렀다

전공과는 다른 길을 택한 나는

하루하루 그 시절의 나와 멀어지고 있는 듯 하다


학생 때 수업 과제를 하고 전공에 파묻혀 살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모든 생활패턴과 생각, 습관

마져도 그에 걸맞는 나로 성장했다


도서관에서 낡은 서적 속에 원하는 해답을

찾았을 때 그 두근거림, 새벽까지 과제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조용한 시간 속에 틀어 놓은 음악만

들리고 있을 때 편안함, 책상 위에 어지럽게 펼쳐져있는 생각에 대한 낙서, 잠을 못 자서

지하철에 잠든채로 서있는 날, 봄이되면 답사를

나가서 늦게 까지 막걸리만 마시던 날,

여러명 앞에서 나의 생각을 발표하던 떨림


서툴고 말랑말랑하고 무엇이 될지 몰라 가능성이

많았던 그 때, 디자인에 대해서 고민하고 끝없이

발전시킬려는 연습, 답이 없기에 모두의 의견을

들을 수 있었던 자유로움


그런 과정들이 힘들지만 꽤 멋지다 생각했다


하지만 그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

지금은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필요없이 나와있는

답을 적용시켜 숫자의 결과를 뽑아내는 과정의

일을 하고 있다 현실과 타협한 선택이였다


후회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아직도 인터넷이나 서점을 가면

전공 관련 디자인 잡지를 꼭 찾고 '요즘 스타일은

어떤가..아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와 이 디자인은 진짜 미쳤다..' 하며 옛 향수를 느낀다


언젠가 어떤 영화 여주인공이 했던 말이 기억난다

이제는 인생에있어서 어느정도 자리를 잡은

나이로 보이는 여자는 이렇게 얘기한다

'사람가는 길과 마음가는 길은 달라'


원하는 바가 있었고 꿈이 있었지만

타협을 해서 다른길로 달리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아쉬움이 남는 길을 가고 있는 것 같다


어른들이 하고싶은거 하라고 조언해주시던 말씀이

후회와 아쉬움으로 가득찬 마음이였다는 걸

어느새 어른이 되어가는 길목에서 공감이 간다


참..어쩔 수 없는 타협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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