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편
The snowman, PM 11:00
이번 여름은 유난히도
얼음 처럼 시린 겨울이 빨리 오길 바란다
기분이라도 내기 위해서
저번 겨울에 뭘 했는지 기억해 봤다
기억함과 동시에 그때를 불러오기에는
음악만한게 없기에 겨울에 자주 들었던
음악을 찾았다
그 겨울에 자기전 이불을 뒤짚어 쓰고,
추위를 녹이려 따뜻한 라떼를 마시면서,
창밖에 지나가는 크리스마스를 준비하고 있는 거리와 사람들을 보며,
시린 겨울밤 촛불을 켜놓은 것 처럼 따뜻해보이는 야경을 보며,
눈 내리는 순간을 감상하면서 많은 순간이 기억나게 하는
짧은 영상과 함께 깔린 음악을
정말 좋아했다
어린아이가 눈내리는 집앞 마당에서 푹신하게 쌓인
눈 위에 발도장을 찍고 신나게 뛰어 논다
마치 눈내리기만을 기다린 것 처럼 추운줄도 모르고 펑펑내리는 눈을 온몸으로 반겨준다
혼자 놀던 아이는 자신의 키보다 훨씬 크게 눈덩이를 모은 다음
집에서 모자와 목도리를 가져오고, 과일을 가져오고, 돌맹이를 주워와
눈코입을 정성스럽게 만들고 눈사람을 꼭 안아준다
저녁을 먹을 때도, 잠들기 전까지도
아이는 집안에서
'혹시 누가 건들면 어쩌나.. 녹아버리면 어쩌지?
살아서 움직였으면 좋겠다!'라는
심정으로 창문에 기대어 눈사람만 바라본다
잠을 자다 깬 아이는 눈사람이 잘 있나 궁금해서
창문넘어로 마당 쪽을 처다보는 순간
번쩍이더니 기적같이 눈사람이 살아 움직였다
서로 먼 발치에서 조심스럽게 인사를 했고
아이는 눈사람 손을 잡고
따뜻한 집으로 초대한다
아이도 눈사람도 친구가 생겼다
영상은 여기까지다
그 넓은 곳을 혼자 놀던 아이에게 눈사람은
따뜻한 크리스마스 선물인것 처럼
영상 속 그림과 음악은
겨울에 느껴지는 아련함과 크리스마스라는
따뜻한 설레임을 기억나게 해준다
8월에 크리스마스를 찾았다
< The snowm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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