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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라이더 Dec 28. 2023

감성 스크랩 #72

간직하는 편


문득 어른이되어 간다는 것에 걱정이들었다

그리고 궁금해졌다. 나이가 들수록 과연

감정이 무뎌지게 될 까?감정이라는 것이 어린 나이의 특권이라면, 이 소중한 것을 나중엔 모조리 까먹으면 어쩌지?



이 감정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급하게 기록하는 중 이다 그리고 나중에 어른이되어서 이 작은 기록을 보고 과거에 내가 느꼈던 소중한 감정이자 생각이니까 잊어버리지 말고 그 때도 다양한 감정을 느끼면서 항상 서툴게 살기를 바란다


미래의 나에게는 보낼 수 있지만
과거의 나에게는 보낼 수 없다


친한 친구의 집에 놀러와 글을 쓰고 있다

친구는 곧 이사를 한다길래 아마도 오늘이 이 집의 마지막 방문이 될 것 같다 어제는 하루종일 비가 내려서 날씨가 깨끗해졌다 바람도 선선하게 부는게

가을이 시작됨을 피부로 느껴지는 날 이다

큰 창가 옆에 흔들의자에 몸을 기대고 창밖을 내다보니 나뭇잎이 흔들리는걸 위에서 내려다 볼 수 있었다 너무나도 부드럽게 느껴졌다

바람이 불 때마다 흔들리는 나뭇잎이 마치 생활에 찌들어 어지럽게 난장판이된 내 머리속과 마음을 마치 바닥을 쓸듯이 쓸어내려주는 것 같다

쓰다보니 참 별것도 아닌것에 유난스럽게 느끼는가

싶었지만 얼마나 정신없는 하루들을 보냈길래 나뭇잎을 보고 감동받나 순간 내가 안쓰럽고 고생하니까 그래도 괜찮다는 위안을 삼는다


어른이된 나도 달래주는게 필요해

달래다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찾아보니 사전적 의미로 '슬퍼하거나 고통스러워하거나 흥분한 사람을 어르거나 타일러 기분을 가라앉히다' 라는
의미를 담고있었다. 이건 아이들보다 어른들한테 더 필요한 것 같은데? 달래는건 울고 떼쓰는 아이에게나 '어유 그랬쪄~ 우리애기 이제 울음 뚝!' 하면서 일반적으로는 다 큰 어른이 아직 감정적으로 성숙하지 못 한 어린아이에게 포용(?) 을 배풀면서 해주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른이라고 슬픔, 고통, 화남을 안느낄까, 오히려 어른으로 살아가는 것 자체가 저 감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 아닐까.. 아이들은 감정의 표현이 많고 다양해서 오히려 기쁨, 슬픔이 왔다갔다 자유롭다

내면으로 감추는 것, 그거 좋은거 아니야 나에게

하지만 어른이라는 건 그런 감정의 표현을 감출줄 알아야하고 누군가의 도움 없이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하고싶은건 마음 먹으면 할 수 있지만 그만큼 기쁘기위해서도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서도 내가 찾아야하는게 어른이니까
그치만 때로는 어른도 마음에서 태어났지만 마음대로  안되는 감정을 표현하고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스스로 위안삼는게 중요하지 않을까

'그래 중요하고 필요해 누군가가 날 달래주는게

그건 어린아이나 하는 유치하고 단순한게 아니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감정이니까 그걸 알아주고 알려주는 것도 중요해, 달랜다는 것은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 부터 시작하니까'


이제부턴 누군가를 달래줘봐야 겠다 누군가 날 알아준다는데 싫어 할 사람은 없겠지 그리고

어른이되어서도 감정을 감추지않고 표현해야지

내가 감정을 놓치지 않고 살겠다라는 생각이들었다

다만 어른의 방식으로 표현해야겠지..


아까 친구가 내려준 커피를 마시려고 보니 글쓰는 동안 얼음이 다 녹아 사라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녹아 없어져 몇 알 안남은 얼음처럼 감정이라는 것도 다 녹아없어져 형체가 사라지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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