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걸음이 만든 나의 길
모든 것은 처음으로 시작된다. 첫 발을 내딛는 순간, 우리는 알지 못한 길을 걸어가고 있다. 그것이 어떠한 일이든, 그 첫 경험은 항상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순간이다. "처음"이라는 단어는 그 자체로 낯설지만, 동시에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다. 그것은 마치 blank canvas처럼, 어떤 그림을 그릴지 모르는 채 시작하는 여정과 같다.
처음이 주는 감정은 참 독특하다. 어린 시절, 나는 자전거를 처음 배웠을 때의 떨림을 잊지 못한다. 작은 발을 페달에 올리고, 균형을 잡으려고 고군분투하던 그 순간. 내 주변의 모든 것이 빠르게 스쳐 지나가고, 세상은 그렇게 새롭게 느껴졌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처음은 단순히 시작이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가능성을 시험하는 순간이라는 것을.
그런데 처음이란 때로는 실패와 상실을 동반하기도 한다. 첫 시험에서의 실패, 첫 연애에서의 아픔, 첫 직장에서의 실수들. 그 모든 것은 우리가 두려움 없이 도전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중요한 경험이지만, 그 순간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깊은 흔적을 남긴다. 그 흔적이 결국 우리를 성장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지만, 그때는 그것이 고통스럽게 느껴진다.
처음을 경험하며 우리는 배우고, 느끼고, 변한다. 그리고 그 변화 속에서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배워야 할 점은, '처음'이라는 순간이 결코 완벽하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가 처음 만난 그 순간들이 모두 아름다웠다면, 그 과정에서 마주한 불완전함은 사실 중요한 자산이 된다. 우리가 처음 하는 일이 잘 되지 않았을 때, 그것은 그저 우리가 아직 성장 중이라는 신호일뿐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그 처음들이 하나둘씩 추억으로 변해간다. 어느 날, 다시 처음을 만날 때, 우리는 그때보다 훨씬 더 강해진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아마도 그때의 처음은 단지 시작일 뿐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처음이란, 어쩌면 우리가 그 길을 다시 돌아보며, 그때의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드는, 또 다른 성장의 순간일지도 모른다.
처음은 결국 끝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끝과 또 다른 시작을 맞이하는 과정이다. 우리는 처음을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며, 그 속에서 더 나은 내일을 향해 나아간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여전히 처음을 기대한다. 새로운 도전과 만남, 그리고 그 모든 것이 나를 성장시키고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할 거란 믿음을 가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