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붉음으로 피어나는 삶을 위하여
숲 속 길을 걸을 때마다 나는 혼자 걷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느낀다.
나무는 말이 없지만, 늘 먼저 이 길을 지나는 이들을 품어왔고,
흙은 조용히 누군가의 발자국을 기억한다.
숲에서는 모든 생명이 제시간에 피고 진다.
어떤 나무는 일찍 꽃을 피우고, 어떤 나무는 여름 내내 묵묵히 푸르름을 지킨다.
그러다 늦가을이 되어서야 붉게 타오른다.
나는 그 늦은 붉음을 사랑한다.
모두가 다 지나간 뒤, 자기만의 속도로 빛을 내는 존재.
늦었다는 건 결코 틀렸다는 뜻이 아니란 걸, 숲이 가르쳐주었다.
우리의 삶도 그렇다.
누군가는 앞서 나가고, 누군가는 천천히 뒤를 따른다.
하지만 숲은 그 어떤 걸음도 비교하지 않는다.
그저, 각자의 리듬으로 살아내는 것을 소중히 여길 뿐이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