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럽게 무너지며 단단해진 마음의 기록
사람들은 종종 묻는다. “그 나이에도 어떻게 그렇게 단단할 수 있어요?”
나는 웃으며 대답한다. “단단한 게 아니라, 부드럽게 버티는 거예요.”
중년의 삶은 대체로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자식은 자라서 나를 떠나고, 부모는 점점 작아지고, 일은 내 손을 떠나기도 한다.
그렇게 하나씩 빠져나간 자리엔 공허가 아닌, 다져진 ‘나’가 남는다.
청춘엔 몰랐던 것들.
실패도 삶의 일부라는 것,
혼자라는 시간이 때론 축복이라는 것,
사랑은 뜨거움보다 오래됨이라는 것.
이 모든 걸 지나며 내 마음은 꺾이지 않는 뿌리를 내렸다.
나는 이제 알고 있다.
무너지지 않는 건 강해서가 아니라
이미 여러 번 무너져봤기에, 다시 일어나는 법을 아는 것이라는 걸.
오늘도 내 안의 작고 조용한 의지가 속삭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계속 간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