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이해 고득점을 위한 독해력 훈련법
이 글은 내가 리트 언어이해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여러 후기와 방법론을 참고해 정리한 독해의 원칙과 앞으로의 계획을 기록한 것이다.
로스쿨 진학을 결심하면서 리트 준비를 시작하게 되었다. 나는 이공계 출신으로, 수능 공부도 해본 적이 없어 비문학류 독해 훈련을 거의 거치지 않았다.
내가 경험한 유일한 독해 훈련은 5급 공채 PSAT 언어논리 과목을 준비할 때였다. 제한된 시간 안에 지문을 서둘러 읽다가 이해가 부족해지고, 이해가 부족하니 정답률이 떨어지는 악순환을 반복했다. 세 번의 시험 끝에 점수가 오르긴 했지만, 다시 돌아보면 독해력 자체가 향상되었다기보다 빠르게 읽기 위한 스킬이 그 해에 운좋게 맞았던 것 같다. 무엇보다 당시에는 독해력이 단기간에 올라갈 수 있다고 믿지 않았기에, 시험을 눈앞에 두고 본질적인 독해력 향상에 투자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판단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리트를 본격적인 공부하기 앞서 기출문제를 한 세트 풀어본 결과, 제시문이 너무 길고 어렵게 느껴져 제한시간 안에 다 읽지 못했고 정답률도 낮았다. 단순히 빠르게 읽는 기술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여러 수험 후기를 찾아보았고, 근본적인 독해력 향상을 위해 적성 시험에 맞는 독해 방법의 체화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리트 언어이해 지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글의 큰 주제를 놓치지 않는 것이다. 보통 첫 문단이나 둘째 문단의 첫머리에서 제시문의 핵심 주제가 드러난다. 이를 대충 읽고 지나가면 글 전체의 흐름이 흔들리게 되고, 세부 내용을 아무리 열심히 파악하더라도 전체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는 주객전도가 된다. 따라서 처음 글을 읽을 때 반드시 “이 글이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잡아야 하며, 이후 문단을 읽어나갈 때도 계속해서 주제를 떠올리면서 읽는 습관이 필요하다. 글의 구조나 세부 설명은 모두 이 큰 주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의식해야 한다.
긴 글과 어려운 개념을 효율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구조 독해, 즉 스키마(schema)를 활용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스키마란 글을 이해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인지적 틀이다. 글의 구조를 파악하고 그 속에 정보를 넣어 정리하면, 복잡한 지문도 한눈에 이해하기가 쉬워진다.
구체적으로는 세 가지 기능을 한다.
1. 구조화: 글이 논증형, 비교형, 인과형 등 어떤 구조를 갖고 있는지 파악한다. 예컨대 “주장 반론 재반박” 구조를 스키마로 잡으면, 어디에서 중요한 논지가 나올지 미리 알 수 있다.
2. 예측: 글의 구조가 보이면 다음 전개도 예측할 수 있다. “A와 B의 차이를 설명한다”는 문장이 나오면, 뒤에서 반드시 공통점·차이점이 이어질 것이라 예상할 수 있고, 이런 예측은 읽는 속도를 빠르게 한다.
3. 기억 보조: 세부 정보를 모두 암기하는 대신, 구조 속에 넣어두면 오래 기억되고 필요할 때 쉽게 찾아낼 수 있다. 예를 들어 과학 지문에서 “결론 원인1 원인2” 구조를 잡아두면, 문제에서 원인만 물어볼 때도 바로 연결할 수 있다.
즉, 구조 독해는 제시문을 완벽히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글의 구조 안에 정보를 넣어 최대한 내 것으로 소화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대표적인 글의 전개 구조들을 머릿 속에 넣어두고, 지문에 적용하며 읽어야 한다.
어려운 문장을 글자 그대로 읽는 것이 아니라 내 언어로 바꾸어 단순화하며 기억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예컨대 “계약은 합의이며 예약은 계약의 일부이고 본계약은 별도로 존재한다”라는 문장을 읽었다면, 머릿속에서는 “계약 = 합의 / 예약 = 부분계약 / 본계약 = 독립적” 정도로 간단히 정리해두는 것이다. 이런 변환 과정을 통해 복잡한 문장이 간결한 핵심 문장으로 바뀌면, 기억과 이해가 훨씬 쉬워진다.
또한 글을 읽으며 “다음에는 이런 내용이 나오지 않을까?” 하고 예측을 세우고, 그 예측이 틀리면 곧바로 수정하는 과정도 도움이 된다. 잘못된 예측을 바로잡는 과정에서 오히려 개념이 더 선명하게 남는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낯선 내용을 나의 언어로 끊임없이 바꿔보는 연습이다.
언어이해 지문은 길고 정보량이 많기 때문에, 모든 내용을 완벽히 이해하고 기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예시, 부연 설명, 지엽적인 세부 내용은 간단히 “무엇에 관한 이야기인지” 정도만 확인하고 넘어가는 것이 효율적이다. 문제에서 필요하다면 언제든 다시 돌아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처음 읽을 때부터 지나치게 집착할 필요가 없다.
또한 모르는 단어나 복잡한 문장에 매몰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 부분을 붙잡고 시간을 허비하다 보면 오히려 글의 큰 흐름을 놓치게 된다. 중요한 것은 글의 구조와 중심 논지를 파악하는 것이지, 모든 세부 문장을 완벽히 해석하는 것이 아니다.
이를 위해서는 두세 문단을 읽은 뒤, 앞 문단에서 중심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짧게 생각하면서 넘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하면 글의 흐름을 잃지 않고, 세부에 매몰되는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결국 독해의 핵심은 주제와 구조를 놓치지 않는 것이다.
우선 리트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다음과 같은 점들을 신경쓰며 독해 연습을 진행할 생각이다.
* 글의 핵심 주제 파악하기
* 어려운 내용은 간결한 나만의 언어로 바꾸어 이해하기
* 구조 독해 틀을 적용해서 글의 전개를 예측하며 읽기
* 같은 의미의 다른 표현을 찾는 연습하기
* 2~3문단마다 잠시 멈추어 생각하기
여러 공부법을 찾아보며 나에게 맞을 것 같은 핵심적인 독해 훈련 방법을 정리해보았다. 리트 언어이해 고득점을 위해서 단기적인 스킬이 아닌 근본적인 독해력을 기른다는 목표 아래, 공부 과정을 기록해보고, 독해 방법론도 계속해서 보완해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