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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노 Aug 07. 2021

월세 160만원의 쉐어하우스

To-Be가 궁금한 스타트업에 관하여 1편: 커먼타운


커먼타운(Common Town)

코오롱에서 신설 법인으로 분리된 '리베토(코리아/싱가폴)'가 운영하는 색다른 공유주택. 멋진 공간이다, 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뛰어난 시설과 인테리어를 자랑한다. 또한 서울시의 '창업가 주거지원 사업'을 함께 하며, 잘 나가는 밀레니얼 세대 및 젊은 사업가를 위한 신개념 주거 공간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따로 또 같이'의 진수가 아닐까 싶다. 최근 이태원 512 하우스가 <구해줘! 홈즈>에 소개되면서 더 핫해졌다.


누가? 이규호 코오롱 상무(커먼타운 초대 대표이사)

대기업 브랜드로 시작해 '리베토(Libeto)'라는 신설 법인으로 분리됨

현재 대표이사는 Lau Rui Sheng Ian


왜?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Premium Living Solution

이것저것 읽어본 결과, 다음과 같은 키워드들이 눈에 띄었다: 밀레니얼, 커뮤니티, 창업가, 퀄리티

인테리어나 보수/유지에 신경 쓸 겨를이 없는 성공한 2030을 위해 ready-made 주거 공간과 professional mingling 의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이다.


어떻게? Co-Living, 공유주택

빌딩 또는 아파트 내 분리된 방 형태로 제공되는 공유주택

현재 서울과 싱가폴에서 서비스 중이며, 서울 내에서는 9개 지역(역삼, 이태원, 성수 등)에서 운영 중

최근 방송에서 소개된 '이태원 512 하우스'에 더불어 역삼동에 위치한 '트리하우스'가 시그니처 공간이자 커먼타운의 플래그십으로서 자리하고 있음




근데 이게 진짜 돼? 


한국에서 공유주택이 잘 되는 것 자체가 신기하다(물론 "잘"의 여부는 제3자인 내가 알 수 없는 거겠지만, 신도림 하우스도 오픈하고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아가는 것을 보면 어느 정도 cash flow가 존재한다는 것으로 보임). 어쨌든 잘 된다는 전제 하에, 커먼타운의 성공 요인은 외부적, 내부적 요인이 적절한 시너지를 이뤄서인 것 같은데...


1. 외부적 요인: 1인 가구 비중이 높은 밀레니얼 세대(그리고 향후 타깃 고객층일 Z세대까지)의 성향 변화, 스타트업 문화 확장, 부동산 과열 등 

어차피 아무리 일해도 평생 집 한 채 못 산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월세/전세살이에 대한 helpless acceptance가 생기지 않았나. 이에 따라 자본 유무와 관계없이 이왕 월세살이할 것 더 좋은 곳에서, 지금을 위해 살고자 하는 MZ 세대 1인 가구가 늘지 않았나 싶음.


2. 내부적 요인: 자본력을 기반으로 한 좋은 위치/시설/서비스 

특히 자본력이 큰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한다. 공유주택은 일단 부동산이 있어야지 가능한 사업이기 때문에 초기 자금이 부족한 웬만한 스타트업들은 성공은 물론 도전조차 하기 힘든 사업인 만큼 스타트업계 금수저 느낌. 어떠한 스타트업이건 투자금 규모가 클수록 더욱 공격적인 사업이 가능한 건 사실이지만, 부동산이 involve 된 공유주택 사업은 특히 그럴 듯.

어쨌든 이 자본력으로 커먼타운은 좋은 서비스를 제때 내놓은 것 같다. 새로운 경험과 사람을 만나는 데 거부감이 적은 밀레니얼 세대가 30대로 접어들며 자금까지 갖추게 되면서, 커먼타운이라는 High Quality 커뮤니티에 입주할 수 있는, 하고 싶은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프리미엄화 된 옵션을 제공하며, 커먼타운의 주 고객층인 '돈 있고 성공한 밀레니얼 1인 가구'가 기존 주거방식을 벗어나 새로운 형태를 받아들이게끔 했다. 새로운 개념인 공유주택을 '멋지게' 선보이면서 여태껏 이를 옵션으로서 고려하지조차 않았던 밀레니얼들을 설득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근데 이게 앞으로도 될까?


코오롱 계열사지만 스타트업이기도 한 리베토가, 이규호 전 대표이사가 아닌 다른 총수를 앞장세워, 한국과 싱가폴 2개의 국가에서 운영하며, 어떻게 성장해갈 것인지 궁금하다.


일단 현재의 내가 봤을 때 커먼타운은 새로운 주거 솔루션을 제공한다고는 하지만 어떠한 문제에 대한 솔루션인지가 불확실하다. 여기서 감안할 것은 나는 밀레니얼도 아니고(Z세대입니다만), 창업가도 아니고, 자본... 도 없다(모으고는 있습니다 열심히)는 것, 즉 커먼타운의 주 타깃 고객은 아니라는 것이다.


가격? 이 정도 시설에 이 정도 가격이면 괜찮다고 생각이 드는 동시에, 자금관리가 중요한 밀레니얼 세대가 그냥 소모되는 돈인 월세를 이 정도나 내고 싶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역삼 '트리하우스'의 펜트하우스 방은 월세가 160만 원 이상인데, 이 펜트하우스 방을 보고 다른 곳들을 둘러보면 그저 그렇다고 느껴지게 된다. 음, 그러니까 커먼타운 중 살만한 데는 월세 160이고, 그 이하의 월세 지점은 뭐 굳이 여기 살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라고 생각되는 곳인 것.

리베토도 이 부분을 인지하고 있어 '커먼타운 스탠다드'를 출시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긴 한다....


혼자 살면서 이것저것 신경 써야 하는 불편함? Maybe, 서비스는 좋으니까. 근데, 혼자 살면서도 픽업 빨래 서비스나, 새벽 배송 장보기나, 굳이 공유주택에 살지 않더라도 편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이 많다.


3-12개월 정도 잠깐 살 집? 여기에 해당되지 않아서 모르겠다. 이런 면에서 좋긴 할 것 같다. 이 고객군이 얼마나 클지 감이 안 와서 잘 모르는 것일 수도. 빠르게 게스티메이션을 해볼까...


MZ세대 인구 x 1인 가구 비중 x 월세 비중 x 쉐어하우스 침투율

= 1,800만 명 x 40% x 44% x (통계가 없으므로 대략 어림잡아 본다면...) 10명 중 1명

= 31만 7천 명

 

위가 커먼타운 전체의 TAM 규모인 것 같은데, 여기서 3-12개월의 단기 거주자 비율까지 곱하기가 들어가야 되는 것이다. 단기 거주 비율까지 대략적으로 어림잡아 10명 중 2-3명이라 치면... 대략 7만명 정도가 나온다.


커먼타운 메인 화면


Co-Living 자체가 가치인 것 같기도 하다.

다만, "왜 함께 살아야 되지?"에 대한 대답이 잘 안 되어있다고 느꼈다. 한 커뮤니티로 연결되어 생각과 시간을 공유하는 것은 굳이 같이 살지 않더라도 할 수 있는 경험들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아님, 커먼타운의 설명이 너무 Ideal 해서 의심이 마구마구 드는 걸 수도.

게다가 밀레니얼 세대는 (A) 영원히 1인 가구로 남지 않거나 (B) 남더라도 개인 주택소유자가 되고자 할 텐데, 이런 세대교체가 이뤄질 때 커먼타운은 어떻게 대응할지 궁금함. Z세대를 타깃 하거나, 한국에 중장기로 거주하는 외국인을 타깃 하거나, 공유주택 사업을 축소하고 다른 분야를 개발하거나, 옵션은 무궁무진하겠지만 계속 수익을 내며 확장할 수 있을까?  

근데 난 살아보고 싶긴 하다. 인테리어가 너무 예뻐서... (답정너인 듯)


무엇보다 제일 궁금한 것은 커먼타운이 성공하면서 다른 경쟁자들도 더 들어오고 공유주택 시장이 더 활성화될 수 있을 지다. 에피소드나 우주(Woozoo)라던지 다른 쉐어하우스의 소식도 간간이 들려오긴 하는 것 같다. 그럼에도 커먼타운의 단독 플레이가 될지 아니면 아무도 살아남지 못하게 될지... 


만약 시장 활성화가 실현된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 자체가 변화하지 않을까 하는 큰 그림도 그려볼 수 있겠지만, 아직은 "과연"이란 심보가 지배적이다.




커먼타운 홈페이지 - https://www.commontown.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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