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노 Sep 12. 2021

하트시그널에 나올 것 같은 집들만 모아둔 숙박 플랫폼

To-Be가 궁금한 스타트업 2편: 스테이폴리오


스테이폴리오(Stayfolio)

올해 6월 시리즈 A 투자 유치 소식을 들려온 숙박 정보 스타트업이다. 2015년에 처음 출시됐으나 아직 시리즈 A 단계인, 차근차근 성장해 나가는 곳이다. 스테이폴리오는 숙박 스타트업계의 오뜨 꾸뛰르라고나 할까, Mass 대상인 야놀자나 여기어때 혹은 에어비앤비보다 더 High-end 한 리스팅 및 타깃 고객을 보유했다. 건축학도 출신의 창업가를 선두로 '멋진 공간'과 '멋진 사람'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누가? 건축학도 출신의 창업가 이상묵 대표

도시설계사무소에서 근무하며 멋진 공간을 선별하고 소개하는 '묵사마의 블로그'를 운영함

기존의 설계방식과 건축도면이 너무 규격화 돼있다고 느끼며 각각의 공간에 녹아들어있는 이야기에 갈증을 느끼게 되었다고 함


왜? 이야기가 있는 멋진 공간을 알릴 기회 확대

건축도면만큼이나 규격화된 국내 숙박 여행 업계에서 호스트와 게스트의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소통 창구를 마련하고자 하였다. 아파트에 살다가 여행을 갔는데 그곳 마저 네모반듯한 호텔방뿐인 게 안타까웠던 게 아닐까.

실제로 스테이폴리오에 들어가보면 각 숙소를 소개하는 방식이 꽤나 돋보인다. 어떤 어메니티와 인플라가 있는지를 단조롭게 소개하는 타 플랫폼에 대비하여, 해당 숙소의 집주인이 어떤 다짐으로 본 집을 개방하게 되었는지 자세하게 서술해두었다. 느린 여행을 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게 아닐까 싶다. 여행까지 가서 역세권을 찾기엔 너무 숨 막히지 않나.

또다른 창업의 사유로는, 멋진 공간을 알리는 플랫폼이 부족하다고 느꼈던 점이다. 더스쿱과의 인터뷰에서 이상묵 대표는, "만들 땐 좋았죠. 그런데 만들고 보니 ‘넥스트 전략’이 없었습니다. 가야산과 황락호수를 낀 제로플레이스의 아름다운 풍경을 입소문만으로 알릴 순 없는 일이었으니까요", 라고 말했다. 본인 및 다른 건축학도들이 밤낯을 고민해 가면서 만들어낸 공간을 알릴 기회가 부족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스스로 느끼던 페인포인트 해결을 위해 창업에 나선 유형이다.

어떻게? 공간 예약 플랫폼

굳이 '숙박시설'라는 표현을 추가하지 않은 것은 스테이폴리오에 게시된 곳이 그저 숙소 역할을 하는 경우가 드물어서이다. 이 부분은 에어비앤비와 유사하다고 느껴지기도 하는데, 시설이 아닌 '집'으로 초대하는 개념에 가깝다. 이에 따라 여행지를 방문할 때 잘 곳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그 공간 자체가 목적이 되어 방문하려는 게스트가 많다.

예를 들어, 제주 조천의 유명 게스트하우스인 '눈먼고래'는 그 공간을 경험해보고 싶은 사람들이 몇달 전부터 예약해서 가는 곳이라 한다. 조천 관광은 덤으로 딸려오는 개념인 것이다.


근데 이게 진짜 돼? 


스테이폴리오의 viability에 관해 이야가히기 전, 나의 정체를 우선 밝히자면 나는 이 서비스의 팬이다. 나는 '공간'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우연히 발 닿는 곳 중 멋진 공간만 모아서 따로 기록해두기도, 적극적으로 멋진 공간을 발견하기 위해 안 가본 동네를 불쑥 찾아다니기도 한다.


지난 여름, 스테이폴리오를 통해 제주 조천읍에 위치한 '아날로그 우리집'이라는 곳에 방문하여 2박 3일의 시간을 보냈다. 체크인하러 들어갔을 때, 본 집을 관리하고 계시던 분께서 이 집은 무슨 생각과 마음으로 지어졌는지부터 아주 세세한, 식탁 테이블이 무슨 돌로 만들어졌는지까지 다 설명해주었다. 나의 72시간을 지낼 곳에 관해 보다 더 긴밀한 설명을 들은 적이 없었고, 그 짧은 시간 동안 이 집을 잘 가꾸어 지내야겠다는 나름의 책임감까지 생기더라.


스테이폴리오 자체에 대한 관심이 많던 나는 두 가지 질문을 했다:

 

(1) 스테이폴리오 이전의 영업 방식은 어떠했는지

- 이전엔 알음알음 홍보를 했다고 들었다. Masstige-Premium의 게스트하우스를 홍보할 만한 적당한 매체가 없어 입소문을 주로 활용했다고 한다. 건축가의 지인의 지인을 통한 WoM 식의 영업. 이외에는 인스타그램이나, 웹 홍보를 활용하는 방법이었는데 당시만 해도 브랜드 호텔도 아니며 기존 게스트하우스보다 훨씬 높은 가격대를 지닌 그곳으로 일반 대중을 끌어들이기 쉽지 않았다고 한다. 따라서 해당 공간에 대해 어느정도 신뢰가 쌓인 건축가 앤 프렌즈 네트워크를 주로 사용하게 되었다고...

 

(2) 플랫폼을 활용하면서 어떤 불편함들이 해소되었거나 남아있는지.

- 이전의 영업방식 자체가 페인포인트였던 것이다. 대중으로 확장하고 홍보하고자 해도 적합한 플랫폼이 없었다는 것. 지금껏 만족하면서 사용하고 계신다 하였다. 해당 플랫폼을 통해 공간을 예약하는 손님도 어느정도 공간에 대한 애정과 존경을 보유한 집단이라 공감대를 형성하기 조금 더 쉬운 편이기도 하다고 들었다.


어찌됐든 당시에는 수요와 공급 측에서 모두 만족하는 서비스라고 판단이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해외여행인파가 국내로 돌면서 더욱 성행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발현됐는데...


근데 이게 앞으로도 될까? 


다시 말하지만  스테이폴리오의 팬이다. 그래서 계속  됐으면 한다. 그런데...  주변에 스테이폴리오를 아는 사람들이 많이 없더라. 특히  고객층일  같은 3040 중에서 말이다.  지인 간의 인지도라는 것은 굉장히 편향되어있는 평가긴 하지만, 어쩌면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한다. 첫째는 비싸다는 , 둘째는 올라와있는 물량 자체가 많지 않아 대부분 성수기는 Sold Out이란는 , 셋째는... ... 글쎄다.


진짜 모르겠다.  되는 건가? 코로나가 완화되어 국내 여행객들이 다시 해외로 빠져도  될까? 코로나가 완화되어 "독채" 대한 니즈가 줄어들어도? 비싼 숙박시설을 afford   있는, 새로운 플랫폼에 거부감이 없는, 디자인과 공간에 대한 관심을 가진 젊은 사람들 중에서 호캉스가 아닌 게스트하우스를 찾게  이유는? 질문은 많은데, 아직 모르겠다.

 


숙박 플랫폼 분야에는 경쟁이 상당하고, 특히  나간다 하는 벤처기업이 많이 포진돼있다. 에어비앤비, 야놀자, 여기어때  코로나 동안 성장세를 보인 기업들이 다수 존재한다. 또한 중개 플랫폼 특성  고객이 많이 몰려야지 물량도 많아지고  많은 고객이 몰리게 되는 구조라, 다수의 작은 업체들보다 일부 플랫폼이 독식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스테이폴리오는 프리미엄 포지셔닝을 하여 확실한 차별점을 두었지만, 에어비앤비에도 프리미엄 업체가 게시돼있고 요즘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자체적으로 예약을 관리하는 경우도 상당수다. 이러한 상황  스테이폴리오가 앞으로도 계속  되려면 타겟 고객층을 명확히 해서 PR/마케팅을 집중해야   같다. 예를 들어서, 인테리어/디자인에 관심이 많은 established 직장인이 타겟 고객이라고 하면, 디자인/패션  업계의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어 직원 할인 혜택을 제공해준다던지... 숙소를 찾고 고를 시간/에너지가 없어 호텔만 가게 되는 직장인들을 위해 맞춤형 추천 서비스를 제공한다던지... 이미 하고 있는 걸까


스테이폴리오의 모든 마케팅 노력까지 헤아리진 못 하겠다만, 타겟 고객/시장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벤처 기업의 레드 오션인 숙박 플랫폼 분야에서 살아남는 법의 핵심일 것으로 보인다.




인터뷰 발췌 Quote 출추 : 더스쿠프(http://www.thescoop.co.kr)



매거진의 이전글 월세 160만원의 쉐어하우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