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죽고 싶지 않다

by 강나루

날이 우중충해도 그렇고, 날이 화창하면 오히려 더 그렇다.
기분은 이유 없이 곤두박질쳐,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닥에 들러붙은 채 수직으로 흔들린다.
어지럽고 멀미가 난다.
시야는 흐려지고, 끝내 토악질이 올라온다.

지금껏 나는 견디다 못해 ‘죽고 싶다’는 생각을 지우지 못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이젠 분명히 말할 수 있다.
나는 죽고 싶지 않다.

견디기 힘든 통증이 몰려오고, 삶이 주는 어려움과 빠져나갈 길 없는 힘든 상황 속에서 이 고통은 죽어야 끝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죽고 싶지 않다.

견디고 버틴다고 해서 지금보다 나아질 거라 기대하지는 않는다. 기적 같은 회복도, 희망적인 결말도 떠올리지 않는다.

다만, 내가 지켜야 할 것들이 있고 나를 지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나는 오늘도 죽고 싶지 않다.




눈을 뜨자마자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오는 흐린 하늘, 부서질 듯 쑤셔오는 양어깨의 통증이 몸을 무겁게 짓누른다.
그래서. 나는 다시 한번 이를 악문다.

너무 지쳐 죽고 싶다.
모든 것으로부터 도망치고 싶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안다.
죽을 만큼 살고 싶은 내 마음을.

오늘도 나는 죽도록 살고 싶다.





이전 12화리도카인 부작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