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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오순 Apr 26. 2024

[2024 에티오피아 여행] 열대과일 파티

며칠째 두통이 심해 힘들었다. 머리가 너무 아파서 죽을 수도 있나, 친구들 한국 비자 안나와서 지금 죽으면 안되는데….이런 생각을 잠깐 했다. 몸이 안좋아서 미팅을 줄줄이 취소했더니 다들 병원에 같이 가자고 해서 그냥 괜찮다고 했다. 호텔 방으로 죽을 배달해 먹으라는 조언도 있었는데 전화하기도 귀찮았다. 긴장이 풀려서인지, 스트레스 때문인지, 여기가 해발고도가 높아서 그런건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다 귀찮게 느껴져 더 잘까 하다가 밖으로 나가서 과일을 잔뜩 사가지고 왔다. 사과, 바나나, 오렌지, 그리고 아보카도. 돈을 딱 1,000브르 가지고 나갔는데 너무 많이 과일을 골라서 주인이 빼고 또 빼고, 돈에 맞춰 담아준 게 이만큼이다. 아보카도가 정말 맛있었다. 과일이 이렇게 맛있는 것 보면 금방 죽을 것같지는 않다. 과일 가게 아저씨 미소가 참 좋았다.


모자를 푹 쓰고 터벅터벅 걷고 있는데 스페셜티 커피 잘하는 회사인 Testi Coffee 대표를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오늘도 평화로운 아디스아바바가 아닐 수 없다.


옛날 대학에 있을 때 만났던 학생이 런던 SOAS에서 아프리카 관련 전공 석사과정을 밟고 있으며 한국에 가면 벨레투 커피 마시고 싶다고 내 블로그에 글을 남겼다. 이제 더이상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지 않지만 가끔 이렇게 옛날 생각을 떠올리게하는 학생들이 있다. 이 학생이 뜻한 바를 잘 이룰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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