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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소소 Apr 08. 2016

결국, 이루지 못한 꿈을 미련이란 이름으로 쥐고 있다

지니 캘리 에세이 :: 할 말은 많은데 나오는 건 한숨뿐


미련

깨끗이 잊지 못하고 끌리는 데가 남아있는 마음.


꿈꾸던 직업이 있었다.

나에게 20대는 영원히 오지 않을 것만 같던

그 찬란한 십대의 날에, 꿈이 있었다.


내가 교복을 입고 학교를 다닌다는 사실조차

마냥 신기하고 재미났던 십대의 그 날엔

그 꿈이 이뤄질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어느 날 문득

이십대의 중반이 되어버린 나는

전혀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다.


물론 어느 정도의 흥미와 열정이 있는 직업이었지만

사람은 누구나 가지지 못한 것에 더 미련을 갖는 법이니

나 또한 그날의 꿈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영원히 오지 않을 것만 같은

나의 삼십대가 오기 전에 그 꿈에 다가서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쉬운 일이 없는 이 인생이란

꿈꾸는 것만으로도 힘에 벅찰 때가 있다.


그리고 가끔은 무섭다.

그 꿈을 이룬 내가 내가 생각한 모습이 아니라

지금보다 더 못한 내가 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


힘들게 퍼즐을 맞췄는데 

내가 생각했던 완성된 퍼즐의 모습이 아니라면. 

차라리 그저 이 퍼즐은 완성되면 이런 모습일 거야 라고 

상상하며 즐거워했던 그 순간을 그리워하며 후회하지 않을까.


그때 참 행복했었지 하면서.


그런 수많은 걱정들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도 내가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결국 아직도 이루지 못한 꿈을

미련이란 이름으로 꽉 쥐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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