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 캘리 에세이 :: 할 말은 많은데 나오는 건 한숨뿐
미련
깨끗이 잊지 못하고 끌리는 데가 남아있는 마음.
꿈꾸던 직업이 있었다.
나에게 20대는 영원히 오지 않을 것만 같던
그 찬란한 십대의 날에, 꿈이 있었다.
내가 교복을 입고 학교를 다닌다는 사실조차
마냥 신기하고 재미났던 십대의 그 날엔
그 꿈이 이뤄질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어느 날 문득
이십대의 중반이 되어버린 나는
전혀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다.
물론 어느 정도의 흥미와 열정이 있는 직업이었지만
사람은 누구나 가지지 못한 것에 더 미련을 갖는 법이니
나 또한 그날의 꿈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영원히 오지 않을 것만 같은
나의 삼십대가 오기 전에 그 꿈에 다가서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쉬운 일이 없는 이 인생이란
꿈꾸는 것만으로도 힘에 벅찰 때가 있다.
그리고 가끔은 무섭다.
그 꿈을 이룬 내가 내가 생각한 모습이 아니라
지금보다 더 못한 내가 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
힘들게 퍼즐을 맞췄는데
내가 생각했던 완성된 퍼즐의 모습이 아니라면.
차라리 그저 이 퍼즐은 완성되면 이런 모습일 거야 라고
상상하며 즐거워했던 그 순간을 그리워하며 후회하지 않을까.
그때 참 행복했었지 하면서.
그런 수많은 걱정들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도 내가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결국 아직도 이루지 못한 꿈을
미련이란 이름으로 꽉 쥐고 있으니.